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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by 김정욱

12-19. "우리 어디 숨어야 하는 거 아냐?"


"왜? 우리가 숨어?"

"그렇지? 우리가 왜 숨어?"

순자가 아이들 앞을 지나쳐 갔다.

"그냥 가네. 우릴 보고도"

"그러게"

미자가 뛰어갔다.

"순자야. 너 지금 음악실에서 오는 거야?"

"응 -"

"아니. 우리가 갔을 땐 문이 잠겼던데"

"지금 열렸을걸. 가 봐"

아이들은 이상하게 힘이 빠졌다.

"뭐지?"

"우리 음악실에 가 볼까?"

"왜?"

"그러게"


그러나 다음 날, 소문은 업그레이드 되었다.

순자가 음악 선생님하고만 사귀기로 했단다. 두 사람이 깊어졌다고. 음악실 문까지 잠글 정도로 깊은 사이라고. 또 다른 소문도 있었다. 영어 선생님 사모님이 큰 병으로 입원을 했다고. 그래서 영어 선생님이 당분간 학교를 쉰다는. 한편으론 영어 선생님이 실연을 해서 상심이 커져 본인이 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그래서 당분간 학교를 못 나오신다고.


무엇이 팩트고 무엇이 픽션인지 알 수 없이 소문만 무성하게 떠돌았다.

아이들도 진실은 궁금했지만 굳이 빨리 알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이 모든 스토리가 자신들이 학교 안에 머물고 있는 동안 밝혀지길 바랄 뿐이다.


졸업 할 때까지 결말을 알지 못하면 너무도 궁금하고 조바심 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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