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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by 김정욱

19-19. "이를테면?"


"밥 먹을 때 쩝쩝거리는 소리가 계속 귀에 거슬린단 말이지. 그러면 그 소리를 평생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더라고"

"정말 사소하네. 그치만 그 기분, 이해는 되"

"그렇지?"

"난, 목에 여드름 잔뜩 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온통 빨간 목덜미를 보니 도무지 집중 할 수가 없더라고.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하하하하- - 어쩜 좋니? 우리"

"호호호호 - - 그러게"

"우리,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재미나게 살자"

"그래, 맞아. 직장 열심히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돈도 열심히 모으고, 살다 보면 인연이 있으면 만나지겠지. 뭐"

"각자 열심히 살다가 오십쯤 돼서 짝 없는 사람끼리 모여 살자"

"그래, 그래"

"오십이라고?"

"사십대까지는 희망이 있지 않을까?"

"뭐? 하하하- - -호호호 - - -"

"우리 만난 김에 여행계획이나 짜 보자"

"좋아, 좋아. 어디로 갈까?"

"좋을 때야. 찬바람도 살살 불고"

"좋아. 좋아. 너희가 있어 줘서 정말 다행이야"

"그래그래, 친구야- - 고마워- - -사랑해- - -쪽쪽쪽- - - -"

"하하하하- - - -호호호호- - -- ㅎ ㅎ ㅎ ㅎ " 끝.



그냥, 좀, 가벼운, 말랑말랑한 사랑스러운 얘기를 하고 싶어서, 롱롱 어고우. 옛날 이야기를 소환해봤습니다.

푸릇푸릇 청보리 같던 시간,

그리운 시절, 그리운 사람.

어? 귀가 간질간질

"누가 내 얘기를 하는거얏?"

"접니다. 저요"


그 후, 삼총사는 무사히(?) 결혼을 해서 전국구로 흩어져 잘(?)살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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