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3. 그 밤,
선이는 서서히 취해갔고 밤새 주절주절 맥락 없는 얘기를 이어갔고, 흔들흔들 승연은 몽롱한 기운으로 선이의 얘기를 듣고 또 들었다.
말하고 듣다, 둘은 고꾸라져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승연이 재촉했다.
"엄마가 되고 싶다며? 가 보자. 아이 보러- - "
재이는 그렇게 선이의 딸이 되었다.
늘 맘을 아프게 했던 시은이도 데려오기로 했다.
선생님 아빠 엄마가 생겼다고 시은이는 너무너무 좋아하다 엉엉 울어버렸다.
법적인 절차가 남았지만 시은이 외할머니는 정말 많이 기뻐하셨다.
"복 받게나- - 복 받게나- - - 내 이 은혜는 죽어도 안 잊겠네- -"
분주한 날들이 지나고 그 해 겨울. 12월이 되었다.
선이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너무 바쁘고 행복했다.
"선생님- - 아니 엄마엄마. 최- - 고. 맛 있어요. 최고! 최고! 짱! 짱! 짱!"
못생긴 케익을 앞에 두고 시은이는 넘치는 칭찬을 한다.
'시은아- -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되- - -. 짜증내도 되고- - - 삐져도 되. 넌 내 딸이야- -' 끝.
'매일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설때면, 조금만 더 해보자며 희망과 용기의 힘을 내서 믿었다. 앞으로 내 삶에 행복이 올지 불행이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것이 오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힘들어지면 안되고 불행해지면 안된다는 이상한 신념이 사라지니까 오히려 적극적으로 살 수 있었다. 여전히 겁쟁이지만, 때때로 겁을 상실하는 사람, 허술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독기를 품고 있는 사람, 나는 분명 전과는 다른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다행한 불행 ( 김 설)
아마 선이도 이런 맘이었을거 같네요. 처음엔 이리저리 치이고 다친 마음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단단해지고 강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 이젠 뚜벅뚜벅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