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4인용 소파 한 구석에 그녀가 앉아 있다.
이 순분. 82세.
고운 색깔 부라우스는 색이 바래 있지만 기품을 잃지 않고 있다.
말이 없다. 할 말이 없는건지, 말을 잊은건지 많은 사람들 속에서 혼자 오도카니 고립된 모양새였다.
"어르신. 식사는 많이 하셨어요?"
현자는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넨다.
흐려진 눈에는 항상 눈물이 질척하다. 이 어르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늘도 역시 분홍 꽃모자를 쓰고 있다.
얇은 아사로 한여름 모양내기 좋은 모자지만 지금은 테두리가 심하게 구겨지고 색깔도 칙칙하게 변하고 얼룩도 생겨, 버렸으면 딱 좋은 상태였다. 다른 복지사나 요양보호사들이 아무리 모자를 벗으라 해도 절대 벗지 않으신다. 소파에 누워 한 숨 주무실 때도 그대로 쓰고 계신다. 식사 하실 때는 물론 세수하고 손 씻을 때도 언제나, 항상 쓰고 계신다. 끈이 달려 있어 언제나 단단히 묶어두고 있었다.
'노인주간보호센타'
일명 '어르신유치원'. 정년퇴직을 하고 현자 나이 60을 넘겨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다.
현자는 어르신들의 하소연을 곧 잘 들었다.
바짝 옆에 붙어 앉아 끄덕 끄덕- -끄덕 끄덕.
"아- 네- - 아- 네- - -아- - "
조용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왜 아니겠는가? 누구라도 속 터지는 일이 있을 때, 실컷 말이라도 쏟아내면 가슴 한 쪽이 시원해지지 않던가?
어르신들, 각자 한 편의 소설을 가슴에 안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