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대하지 않다

과정보다는 결과

by 디토

나는 별로 관대하지 않은 편이다. 그게 나 자신이든 다른 사람이든. 어쩌면 나에게 더 관대하지 않은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내가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


나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잘 돼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그 이유는 나를 너무 잘 알아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나에게 또는 너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관대하지 않음으로 그 작은 아이를 너그럽게 바라보지 못할까 봐. 가 이 아이를 날카롭게 날 선 잣대로 평가할 것 같아서. 이런 마음은 어쩌면 내가 어릴 때 부모님에게 받았던 그 무언가 인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부모님은 나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그걸 나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니 무의식적으로 내 마음에 무언가 남아있었나 보다. 지만 나 조차도 관대하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의 기질도 관대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어느 날 애기를 보다가 애기가 옹알옹알 옹알이를 하더라. 그래서 남편에게 "애기소리를 낸다" 이렇게 말했는데 남편 왈 "애기잔 아" 갑자기 한대를 쿵하고 맞은듯한 느낌. 아 그렇다. 이 아이는 아직 백일도 안된 아기다. 정말 너무다 작고 소중한 아이. 그새 이렇게 익숙해진 건지. 어쩌면 나는 이 애기가 벌써 다 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직 백일도 안 된 아기에게 왜 우는 건지, 왜 짜증을 내는지, 왜 잠을 자지 않는지 나 혼자 화를 내고 있었다.


아직 이 작은 아이는 할 수 있는 게 우는 것 밖에 없는데.








프롤로그


근데 왜 우는 게 귀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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