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덕분에

by 김정

점심으로 두부를 먹은 것이 잘못되었을까? 퇴근 후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나니 배 부분부터 두드러기가 울긋불긋 올라왔다.

스멀스멀 가려웠지만 잠을 청했다. 한밤중쯤 되었을까? 얼굴에 스멀거리면서 피부가 툭툭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다.

얼굴에 돋을새김 발정이 나는 중이었다. 얼굴이 뜨뜻해지면서 발갛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와 있었다. 깜짝 놀라 동네 응급실에 갔더니 주사 2대를 놔 주고, 이틀분의 약을 처방해 주었다. 음식 알레르기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나는 아주 좋은 사람과 고마운 음식에 대해 경험을 했다.

어떤 음식이 알레르기 요인 물질인지 몰라 흰죽에 간장만 먹었더니, 오후엔 배도 고프고, 힘이 없어 업무도 잘 못 보고, 꼴이 말이 아니었다. 잘 못 먹으니 왜 이리 신경은 날카롭고 짜증이 나는지, 나도 내 맘을 잘 건사를 못해 주위 사람들에게 괜스레 원망이 생겼다. 점심을 같이 먹는 동료들과는 된장과 청국장 중심의 식사를 하고, 1주에 2회 점심은 죽을 먹었다. 그러던 중 평소 아침 산책을 같이하던 동료가 점심을 사 주겠다고 했다. 별 기대 없이 “좋아요.”라고 했는데, 나를 위해 점심 장소를 섭외했다. 한식 뷔페였는데, 우리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와 식혜가 후식으로 나오는 곳이었다. 간만에 두 접시를 순간 삭제하며 그동안 못 먹었던 점심의 허기를 채웠다. 식사를 하면서 이 동치미 무는 두드러기를 가라앉히고, 고구마 순 볶음은 계절 채소라 영양소가 많아 두드러기로 약해진 몸에 좋을 거라면서 다독다독 설명도 해 줬다. 동료가 식혜를 뜨러 가는 사이에 나는 울컥 눈물이 났다. 내 두드러기 발진을 내 맘처럼 위로해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 행복에 겨운 눈물이었다. 동료는 “오늘은 내가 차까지 전 구간으로 대접한다.”라면서 사무실 근처 커피전문점으로 나를 데려갔다. 여러 메뉴 중에 사과에 계피를 넣어 따뜻하게 마시면 두드러기가 수그러진다면서 애플 시나 몬티를 권했다. 또 나의 두드러기를 걱정해서 나의 두드러기로 인해 속상한 마음을 먼저 알아채려 주면서 메뉴를 골랐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런 동료를 내가 알고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직장 동료의 섬세한 마음 씀씀이가 건조한 직장생활을 참 윤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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