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컹!
너에게는 익숙한 냄새가 나. 그립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하는… 뭐지?"
곰은 킁킁거렸어요.
“그래… 아주 반가운 냄새야. 어떻게 된 거지?"
한은 긴장했지만 차분하게 생각해 봤어요.
"저에게요?"
“그래, 익숙해… 맞아. 마법의 고기 냄새…”
“마법의 고기요?”
“그래, 어떤 나무집 주변에 있는 통에 든 고기는 먹어도 먹어도 다음 날이면 가득 채워져 있었어. 마치 늑대와 마주쳐 다친 나를 위로하듯 말이야. 나는 그것을 마법이 고기라고 불렀지.”
“고기라면… 혹시 양동이에 든 살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양동이의 살...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 "
"아!"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말할 고기가 아니야. 당시에 나는 아이를 낳고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거든. 내가 밥을 먹어야 아기들을 돌보는데 밥을 구할 수가 있어야지. 내 목숨도, 아이들의 목숨도 나에게 달려있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걷다 보니 나무집이 보였어. 그곳에 마법의 고기가 있었던 거야. 마법의 고기를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독립할 때까지 같이 먹었어. 마법의 고기는 유독 부드럽고 따뜻했어. 끝맛은 약간 슬펐지만.
나중에는 몸을 회복하고 아이들도 성장하니까 사냥을 수월하게 하게 되었지. 지금은 아이들이 독립해서 내 배만 채우면 돼. 그래서 내 영역으로 다시 돌아갔고.
그래… 나는 양동이 속 마법의 고기가 그리웠어. 배가 부르지만 그 양동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단 말이지. 어느 날 가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양동이가 채워지지 않았어. 그때 내가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상상을 한 걸까 했지만, 아니야. 그 고기가 없다면 이미 나는 굶어 죽었을 거야."
한은 조심스레 말했어요.
“그 나무집은 저의 집이에요.
그리고 그 살은 제 살일 거예요. 제가 가슴을 긁어 양동이에 담아 두었어요. 지금은 새살이 돋아도 긁어내지 않아서 양동이는 비워져 있는 거고요.”
“뭐? 너의 살이었다고?..."
곰은 어리둥절 했어요.
"왜 지금은 가슴을 비워내지 않는 거야?”
한은 가슴 안의 슬픈 아이를 가리켰어요.
“아이가 자고 있거든요. 더 이상 긁어내지 않아도 이 아이가 있어서 새살이 많이 올라오지 않아요.”
곰은 얼얼한 코를 잊고 곰곰이 생각에 빠진 듯했어요.
“마법이 아니었군... 그런데 살은 왜 양동이에 담아 집 뒤에 놓아둔 거야?”
“저에겐 필요 없지만 필요한 자가 있을 것 같았어요. 다행히 있었네요.
"호의였네. 나와 내 아이들을 살린 건 마법이 아니라..."
“아, 그렇게까지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 배고픔은 정말 큰 괴로움이야. 지치고 다치고 배고픈 나에게 그 양동이는 기적이었어.”
곰은 슬픈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어요.
“너의 아이니?”
“아니요. 하지만… 지금은 저의 일부와 같아요.”
잠시 침묵이 흘렀어요.
“더 이상 마법의 고기는 없는 거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당분간은 비어 있을 것 같아요."
“그래… 이제 내가 너에게 호의를 베풀 기회가 온 것 같네. 내 코를 때린 아이를 용서할게. 너도 집으로 돌아가. 그리고 ... 고마웠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