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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마율 Nov 16. 2021

인생은 덧없고 청포도는 맛있다.

Life is fleet, green grape is sweet




싱그러운 초록빛은 독에 취한 얼굴빛이 되고

동그란 알맹이는 곧 둥그런 해골바가지가 된다.

그놈의 대가리, 이빨로 툭툭 터뜨려버릴 거다.

옛날 옛적, 푸른 수염이 가여운 여인들의 목을 따냈다면

지금의 나, 미운 이들의 모가지라 생각하며

포도알 하나씩 똑 따서 꼭꼭 씹어먹을 테다.

잔인한 공상에 눈살이 찌푸려져도 어떠랴.

나의 분노 끝에는 혀 끝 살짝 아릴 과육의 향만 맴도는 것을.

나는 초록 눈썹이 되리라.

아그작.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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