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

플리 마켓에서 만난 그녀들의 속마음.

by 안녕제이


** 그들만의 눈치 게임.

처음 제품을 팔러 플리 마켓에 나가면,

구경꾼과 파는 사람 간의 미묘한 눈치 게임이 시작된다.


나라마다 틀리겠지만, 일반적인 한국 사람의 특성상,

처음 보는 브랜드, 처음 보는 제품의 경우,

의심부터 하는 게 일반적인 듯하다.


관심 있는 척하지 않는다.

만져보지도 않는다.

근처를 지나가며 관심 없는 척하며 힐끗 물건을 본다.

아마 처음에는 관심이 없는 게 맞는 듯하다.

하지만 맘에 들어도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판매자인 난 그냥 웃으면서 허수아비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다.

그들에게 아무 압박감도 주고 싶지 않고 투명인간처럼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그들은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서 머릿속에 있는 그 제품이 궁금하여

다시 와서 보고 지나간다.

내 생각이지만.. 첫 시작이 어렵다.

처음 제품을 만지고, 물어보기가 어렵다.


난 그럼 한번 더, 세상에서 제일 착한 표정과,

얼마든지 봐도 된다는, 아무 부담 없이 보라는

웃는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들의 경계심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역시나 손 한번 대보지 않고, 관심 없는 척 지나간다.


여기서 조금 더 경계를 허물면, 그들은 와서 제품을 만저보고 가격을 확인한다.

플리 마켓, 처음 보는 브랜드라면,

그들이 예상하는 제품의 단가는

유명한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가격이 본인의 생각보다 낮을 경우 구매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높다면,

제품이 정말 맘에 들지 않는 이상 그냥 떠나버린다.

냉정하지만, 결국 판매자는,

가격을 떠나 구매자가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 일반적인 소비자

부부 및 아이를 동반한 그룹의 경우 제품을 팔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아이 제품이 아닌 본인 제품이라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대부분 선호하는 모양 혹은 이미 오랜 시간 사용 중인 제품군이 있기 마련이며,

이걸 쉽게 바꾸지는 않는다.


행여 사고 싶을 수 있지만,

왠지 자기가 직접 이 제품이 맘에 든다고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고,

혹시나 구매해도 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심리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자존심이 강한??

주위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여성 소비자분들은,

같이 구경 나온 남편을 이용한다.


몇 번을 스쳐 지나갔던 아이와 함께 있던 가족은,

잠시 후 남편 혼자 제품을 구매하러 온다.


와이프를 대신하여 물건을 사러 온 그의 눈빛에는

언제 빨리 집에 가서 쉴 수 있을까 하는 의지만 보일뿐,

제품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


영혼 없이 가격을 묻고 계산을 하고,

제품에 대한 큰 확인 없이.. 그냥 빨리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그들이 집단으로 움직이면,

그 분위기와 적극성은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

특히나, 30대 후반, 40대의 결혼한 여성 집단이라면,

그 집단의 리더 격인 여성의 말과 그 분위기에

그 집단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할인 폭이 큰 제품에

아주머니들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물건을 고르고 찾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리더 격인 여성분의 적극적인 움직임, 제품을 맘에 들어하고,

한 개를 구매하려는 시도를 하면,

그 집단의 분위기는 공격적인 질문과 제품 탐닉,

'나는 이거, 나는 저거' 제품이 괜찮은지 서로 물어보며,

'이건 얼만가요, 저건 얼만가요'

서로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듯,

사랑을 갈구하듯, 본인을 한번 더 봐달라고 하듯,

판매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간다.


혹시나, 리더 격인 여성분의 다량 구매에 따라

사은품이나 할인이라도 받으면,

그들은 질 수 없고, 본인도 똑같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동일하게 추가 구매를 한다.


그들에게는 추가 구매에 따른 제품의 가격보다

사은품과 할인율이 더 중요하며,

나도 동일한 혜택을 받아

합리적인 구매를 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그들에게 처음 생각했던, 마지노선 단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감성과 본능이 이성을 지배한.. 그들은 쉽게 구매를 해버린다.


하지만, 이 첫 구매를 시작하게 만들기가 가장 어렵다.

온라인에서의 철저한 단가비교, 후기 비교 등

제품 구매 후 사용 후기 및 냉정한 피드백.

한국인은 첫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소비자가 아닐까 싶다.


**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

이들은, 그 사회에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높은 수입에 따른 좋은 구매력에 따라,

위의 일반적인 소비자와는 다른 소비 패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특히나 외국에서 빈부 격차가 큰 나라의 경우,

이는 더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외국인이 파는 제품, 특히나 한국인이 파는 제품,

Made in Korea 에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마치 한국에서 어느 나라 제품, 어느 나라 제품 하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볼 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


- XX 제품이기에 좋은 퀄리티라는 기대감

- XX 제품이기에 상대적으로 조금은 비쌀 거라는 생각


그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만,

위의 일반적인 소비를 하는 여성 집단과 무언가 차이가 있다.


'난 이 정도 제품은 아무 고민 없이 살 수 있어.

내 맘에 들면 아무 문제없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녀들의 거리낌 없는 눈빛과 자신감에서

약간의 과시욕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제품을 한번 쓱 보고 맘에 들면 주위 신경 안 쓰고

혼자 들어보고, 만져보고, 여러 제품을 비교해 본다.

혹시나 남편이 있으면 의견을 물어본다.

하지만 남편의 이견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남편은 긍정의 표현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녀는 제품을 달라고 하며,

구매 결정을 마친 후 얼마인지 가격을 물어본다.


그들이 신경 쓰는 것은,

남들과 다른 제품을 본인만의 안목으로 골라서 잘 쓰고,

주위 사람들이 어디서 샀는지 궁금하게,

본인의 가치를 통하여 제품의 가치를 본인 스스로 올린다.


그들에게는 허수아비처럼 있을 필요 없이,

약간의 칭찬과 관심, 적극적인 응대가 필요하다.

그러면 그들은 더더욱 만족하고,

나에게 고마움의 의미로 제품을 더욱 쉽게 구매해 준다.




플리마켓에서 만난 다양한 소비자들의 모습은

내가 제품을 구매할 때 보여주는 패턴도 보여준다.


한국인들은 신중하지만, 때로는 궁중 심리에 따른 충동적인 소비 패턴.

외국인들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 본인이 맘에 들면 구매하는 본인 중심의 소비 패턴


처음에는 모든 구매자를 동일하게 상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들을 잘 관찰하고, 그들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맞춰 움직이다 보면,

판매하는 제품의 수가 바뀔 수 있고, 점점 판매에 대한 내공이 쌓일 수 있다.


꼭 플리마켓에만 적용되지 않는

모든 판매자와 구매자의 만남에는,

그들만의 새로운 눈치 게임이자, 소리 없는 밀당이 시작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부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