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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여름 Sep 08. 2024

검은 나무

하늘은 치부를 가리기 위해

나뭇잎 뒤로 숨었다


검은 잎 뒤로

어둠이 섬짓 걸어온다

그들에게 초록은 없다


저 축축한 뿌리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한 처절한 손아귀

사이사이 보이는 상처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다

여기도 초록은 없다


나무는 자신이

오랫동안 버티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무는 그저 피어난 것

누군가의 숨결에 제멋대로 발아하여

가장 단단한 형태로 자라길 바란 것


저 나무는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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