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로 가리어진 길

1205

by 내여름

넘실거리는 버스 안에서

향한다 죽음으로

나 죽고 묻힌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네 시간이면 푸른 햇살이 기울어

때가 여름인지 겨울인지 모호해지지만

스쳐가는 나무들은 매번 앙상하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창백했다

저들 모두 살아 숨 쉬어

다음 봄을 기다리는 중일 테지만

부활하는 잎은 아직도 아득하다

기적이 아닌가 죽은 자의 몸에서

꽃을 피우는 일은


여로의 끝에서 나는

망가진 기원을 되돌리려 한다

상처는 회복하여 다시 벌어지고

썩은 피 흘리겠지만

그 검게 녹은 틈에 꽃씨를 틔워

이전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럼에도

햇빛은 점점 기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