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딸이 좋아하는 김밥

[ 에세이 ] < 행복레시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할머니와 손녀딸이 처음으로 맞는 어린이날이다!

울 손녀딸이랑 소풍을 간다고 할머니는 무척 바빴어.

아침에 일어나 쌀을 담가 30분쯤 불리고

카놀라유 기름 두어 방울 떨어뜨려 고슬고슬한 밥을 짓고



계란 4개에 감자전분 1/3 티스푼과 소금 1/3 티스푼 넣고 거품기로

뭉치지 않게 한 방향으로 풀어주며 주문을 외웠지~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이 상태로. 풀어주면. 된다.

노른자 흰자가 흔들리더니 뚝딱 하나로 합체되었구나.

둘이 작당하면 계란전이 찢어질까 봐, 약불로 줄이고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웠다.


깨끗이 닦아낸 팬에 적당히 오일을 두르고 뜨겁게 달궈지면 네모만 계란물을 부어주었어.

계란 위에 작은 거품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면 얇은 막이 앉기에 불을 꺼주고 기다렸어.

계란전이 찢어지지 않게 젓가락으로 뒤집었단다. 우리 손녀딸과 먹을 김밥을 위해!


팬이 계란이 무서웠나 봐, 살짝 누룽지가 앉았네! 단단하게 부쳐져서 고마웠어.

뒤집자마자 2 분도 안 돼 할머니는 불을 꺼주었어. 뜨거운 마음으로 잘 굳어지길 바랐어,


혹시나 빨리 자르면 계란부침이 찢어질 수 있거든.

계란이 식었으니 반으로 잘라 두 장을 포개서 3등분으로 나눠주었지~


우리 손녀딸이 처음으로 할머니 집을 방문하던 날 김밥을 말아주었지.

그날은 오이가 들어있어도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은 엄마가 옆에 있으니 먹지 않네~


할머니는 오이 씨 부분의 살을 잘라 내고 오이채를 가늘게 썰었어.

우리 아기가 반가워하지 않은 당근도 길게 잘라 소금 반꼬집 넣고 절여 참기름으로 볶아주었어.

돼지고기 함량이 많다는 햄을 적당히 자르고 게맛살도 반으로 자르고 손녀딸이 먹을 건 작게 잘랐어.


김을 펼쳐놓고 그 위에 밥을 고루 펴고 맨 먼저 치즈를 얹고 계란 전 올리고

단무지와 햄이 게맛살과 데이트하는 날이거든. 날 오이 썬 거 넣고 볶은 당근 올리고

둘둘 말았어. 이건 엄마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먹을 김밥이야.


손녀딸 먹을 김 밥이라 김을 반으로 잘라 그 위에 밥을 조금 펼쳐 넣고 치즈를 얹고

단무지 반 토막, 햄 작은 거 한 개, 게맛살 반 개, 오이 반 올리고 가는 당근 넣고 둘둘 말았어.


손녀딸 집에 가자마자 김밥을 먹이려고 했더니 샌드위치 먹어 배가 부르다며 먹지 않았어.

집을 출발해서 11킬로 달려가서 진위천 유원지 풀밭에 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손녀딸이

쓰던 간이 탁자에 둘러앉아 김밥을 펼쳤어.


기분이 좋으니 좋아하지 않아도 먹을 줄 알았는데? 딱 하나만 먹어보더니

당근이랑 오이, 단무지를 싫어하고 햄만 좋아해서 햄김밥을 해준다는 엄마에게 말을

들었지만 기분 좋은 소풍날이니 먹을 줄 알았는데 딸이 손녀의 얼굴을 읽어버렸어,


4 시간이 될 무렵 새우탕면, 신라면 맵지 않은 작은 컵라면을 먹으며

우리 세 사람은 김밥을 먹었는데 손녀딸은 인사로 김밥 한 개만 먹더구나!

유치원에서는 싫어도 먹었을 것이고 내년에 학교 가면 먹어야 하는데 걱정이네!


오늘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김밥을 쌀 때 아침밥은 꼬투리 자른 김밥, 점심도 김밥,

날씨가 흐려 추위 날리려고 컵라면과 함께 새참으로 또 김밥을 먹었단다.


이 할머니는 우리 손녀딸이 아무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었으면 좋겠어.

근데 그거 아니? 할머니도 어릴 적 당근을 싫어했단다!


단무지는 쌀겨에 소금을 넣고 기다린 무를 절였는데

노란 식용색소가 들어가서 노란 단무지였지. 외할머니는 단무지를 직접 담그셨어.

그 단무지가 맛있어서 할머니가 어릴 때 아삭아삭 맛있어서 먹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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