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동화 연재] <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세 친구는 만화영화도 보고 놀다가 도리와 대규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저녁이 되자 거실 불을 끄고 어항 속에 든 가물치의 얼굴을 본 엄마가 머리가 뱀처럼 세모져서 무섭다고
했어요. 민성도 가물치를 보니 머리가 세모진 것이 뱀을 닮아 보였어요.
아침에 일어난 민성은 어항을 보니 가물치가 보이지 않았어요. 어항 뚜껑도 잘 덮여있는데 어떻게 빠져
나간 걸까요, 민성이 보지 못했는데 하늘로 날아간 걸까요?
엄마와 민성, 아빠는 어항 속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가물치를 찾느라 혈안이 되었지요.
어항은 그대로 뚜껑이 덮여있고 열린 흔적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가물치가 어항을 탈출했는지 그야말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지요.
엄마가 거실에 있는 소파를 이리저리 밀치더니 아래에 팔딱팔딱 뛰고 있는 가물치를 발견하고 놀라서
"어항 뚜껑도 닫혀 있는데 어떻게 밖으로 나온 거야? 가물치 넌 힘이 장사구나! 비 오는 날에 버드나무 가지 위로 뛰어오른다더니 정말이네! 민성아, 이 가물치 강에 놓아주고 오렴! 넓고 깊은 강물에서 살아야 행복하지 않겠니? 좁은 어항이 답답해서 탈출한 거 같아."
그날 오후. 자전거 삼총사가 민성의 집에 모였어요. 넓은 그릇에 가물치를 담아 앞과 뒤, 양쪽에서 붙잡고 삼백여 미터를 힘들게 걸어서 깊은 강물에 가물치를 놓아주었지요.
가물치는 고맙다고 삼총사들을 바라보더니 넓고 깊은 강물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어요.
민성이 침대에 누워 잠이 들려고 하는데 안방에서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여보. 배가 아파요. 아기가 나오려나 봐요. 어서 병원으로 가요?”
잠자리에 누워있던 아빠가 황급히 일어나더니 민성을 부릅니다.
“민성아, 엄마 배 아프시대. 아기를 낳으려고 하는 거 같아. 엄마가 병원 갈 때 가져간다고 싸놓은 가방
어디 있니? 너는 가방 챙겨서 나오렴. 아빠가 차 시동 걸어놓고 올게.”
민성은 엄마가 배가 아프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지요. 엄마는 아기를 낳으려 병원에 갈 때 아기가 입을
새 옷과 엄마가 갈아입을 옷을 싸놓은 가방을 챙겼어요.
아빠와 함께 엄마를 부축해서 차에 태우고 산부인과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의사 선생님이 진찰하더니
“아기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아직 아기가 나올 문도 열리지 않았으니 아드님과 아버님은 일단
댁으로 가 계세요. 아기 낳으면 전화드릴게요."
민성은 배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엄마만 병실에 두고 오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요.
“아빠, 병실에 엄마만 혼자 남겨두고 가요? 엄마 배가 많이 아프면 어떻게 하지요?”
“괜찮아, 의사 선생님께서 알아서 해주실 거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기도 나올 준비가 되어야 하는 거니까. 아직 멀었다고 하잖니.”
민성은 병원에 오면 동생을 금방 만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지요. 민성이 말했어요.
“아기가 빨리 나와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전 병실에 남아 엄마 옆에 있다가 아기랑 만나고 싶어요, 아빠.
아기 낳으려면 멀었어요?”
“아직 멀었대. 엄마에게는 아기가 나오는 문이 있는데 문이 열리려면 허리도 아프고 배가 무척 아파.
아기가 나올 준비를 하면 엄마가 배가 많이 아픈 건데 ’ 산모의 진통’이라고 해.”
“저를 낳을 때도 오래 걸렸어요, 아빠? 엄마가 무척 힘들었겠다!”
“너도 전날 저녁에 입원하여 다음 날 오후 1시에 낳았는걸~”
“그럼 동생도 내일 오후 1시쯤 낳겠네요. 내일 학교에 가지 않고 동생 낳는 거 볼래요?”
“네가 동생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 이해하는데, 여기 있다고 빨리 낳는 게 아니야. 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되면 엄마가 아기를 낳으실 거 같아.”
민성은 병실에 혼자 남은 엄마가 걱정되어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요.
민성의 동생이 태어나는 것을 축하하듯 하늘에서 꼬마 천사가 작은 눈 뭉치를 지구로 마구 던집니다.
바람을 타고 작은 눈 뭉치가 춤을 추며 날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