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동화 연재] 꼭꼭 숨어라! 유정 이숙한
아기가 병실에 온 지 4시간이 지났는데 엄마는 분만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어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민성과 아빠는 엄마가 분만실에서 나오길 기다렸는데 아직도 나오지 않으니
무슨 일이 생겼나 불안합니다.
아빠가 말했어요.
“간호사님 우리 집사람 아직도 분만실에 있나요? 왜 회복실로 오지 못하는 거죠?”
간호사 누나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모님이 출혈이 심해 수술 부위를 꿰맬 수 없어 마취를 두 번 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어요. 회복실로
옮겨야 하는데 주무시네요, 들어가서 깨워 보시겠어요?”
민성은 아빠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회복실로 들어갔어요. 놀랍게도 엄마는 산소 호흡기를
씌고 있었지요. 그 모습을 보자 모두들 얼굴이 창백해지고 놀랐지요.
외할아버지는 엄마의 귀에 가까이 대고
“민성 엄마야, 아버지야, 그만 자고 일어나야지? 아기랑 민성이가 기다리고 있어. 여기 민성이 있어?”
“네…아…버…지…”
엄마는 잠결에 희미하게 대답했어요. 외할머니는 잠에 취해있는 엄마를 깨웁니다.
“민성 엄마야, 엄마, 여기 있다. 어서 일어나야지? 아기 젖도 줘야 하고.”
“엄마, 저 민성이어요. 그만 자고 일어나셔야죠?”
모두들 엄마를 여러 차례 깨웠어요. 엄마는 짧게 대답할 뿐. 눈을 살짝 떴다가 또 잠을 잡니다.
산소 호흡기로 산소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민성은 무서운 생각이 들어 눈물이 글썽입니다. 잠시 후 엄마가 말했어요.
“추…워…요…”
엄마는 정신이 들었는지 춥다고 말했어요.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민성은 마음이 안심되었지요.
늦가을이지만 회복실도 분만실처럼 싸늘하고 추웠지요. 민성은
"의사 선생님. 엄마가 춥다고 해요? 따뜻하게 이불 좀 덮어주세요?"
“추워야 세균번식이 되지 않는 거라서 춥게 했는데 따뜻하게 덮어드려야겠다."
민성은 의사 선생님 말씀이 이해갔지만 추워서 떨고 있는 엄마가 불쌍했어요. 잠시 후 엄마는
침대차에 옮겨져 아기가 있는 병실로 옮겨졌어요.
엄마는 병실에서도 계속 잤어요. 민성은 잠을 자는 엄마가 깨어나지 않을까? 무서운 생각이 들었지요.
민성이 화를 내며
"엄마, 아직도 졸리세요, 그만 주무시고 눈 좀 떠보세요? 아기도 엄마 옆에 있어요."
민성은 계속해서 잠에 취해있는 엄마를 보며 ‘엄마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갓난아기인 동생에게 젖도 먹어야 하고. 민성도 엄마가 없으면 안 되는데…’ 걱정이 된 민성이 엄마를
흔들어 깨웠어요. 엄마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꿈꾸듯이 말했어요.
“민성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너무 졸려서 그러니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날게.”
간호사 누나가 작은 소리로
“엄마는 깊은 잠에서 억지로 깨어나서 졸리신 거야. 조금만 더 주무시면 일어나실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잠에서 깬 엄마는 몸을 돌려달라고 하더니 울고 있는 아기를 토닥토닥 달래줍니다.
간호사가 아기에게 젖병에 든 보리차를 먹였어요. 아기는 보리차를 주었더니 맛이 없다고 화를 냅니다.
민성이 말했어요.
“간호사 누나, 아기가 배가 고픈가 봐요. 엄마가 밥을 먹어야 아기에게 젖을 주는데, 엄마에게 밥도
주지 않고 보리차도 마시지 못하게 하고 너무 나빠요! 제가 우리 엄마에게 보리차 갖다 드릴래요,
엄마가 입이 타고 목이 말라 힘들어요?”
민성의 말에 간호사가 펄쩍 뛰며
“엄마는 배 안에 든 가스가 밖으로 나와야 물을 마실 수 있어. 엄마 배 안에 있던 장기들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면 가스가 나와야 하는 거야. 누나도 엄마가 가스가 얼른 빠져나왔으면 좋겠어요.”
“아! 그런 거였구나?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마실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목이 많이 타는데
물을 마시지 못하는 우리 엄마 불쌍해요!”
민성은 세상에 흔한 것이 물인데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 없는 엄마가 가여웠어요. 목마름으로 고통 받는
엄마를 보니 눈물이 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