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배가 또 아파요?

[장편동화 연재]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외할아버지가 껄껄껄 웃으며 나를 아기처럼 번쩍 안아주며

“우리 민성이, 축하한다. 네 동생 민기가 널 닮아서 아주 잘 생겼구나!”

"외할아버지, 동생 이름은 언제 지으셨어요?”

외할머니가 말씀하셨어.

“네 아빠가 지었지, 너는 외할아버지가 지었고. 우리 민성이가 형이 된 거 축하한다!”

외할머니는 아기를 보더니 움푹 파인 눈에 눈물이 고였어. 외할머니도 엄마가 잠에서 빨리 깨지 않아

걱정을 많이 한 거 같았어, 할머니 딸이 낳은 아기를 사랑했어. 내가 너스레를 떨며

“외할머니, 제가 잘 생겼어요, 동생이 잘생겼어요?”

“그야, 우리 민성이가 잘 생겼지. 다음이 네 동생 민기고.”

“네. 할머니는 엄마가 좋으세요, 제가 좋으세요? “

“네 엄마는 할머니의 딸이라 좋고 너희들은 사랑하는 딸이 낳아서 찡하고 귀하단다."

할머니, 찡하다는 게 뭐예요? “

“너도 네 동생 처음 봤을 때 가슴이 뜨거웠지? 그런 걸 찡하다고 하는 거야."

엄마가 가스가 빨리 나와서 물을 얼른 마시길 마음속으로 기도 했어. 내 기도가 통한 건지 엄마가

잠에서 깨어 배가 아프다고 했어.



외할머니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 살 때 살았던 집이 커졌다, 본래대로 작아지느라 아픈 거랬어.

허리와 골반에 있는 뼈들이 아기가 나갈 수 있도록 넓혀 주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느라 아픈 거라며

엄마의 허리를 꼭꼭 주물러 주어야 아프지 않은다고 했어.

외할머니는 외삼촌 셋과 이모들을 낳느라 허리뼈가 넓혀졌는데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해 허리가 굽은

거라고 말해줬어. 외할머니는 내게

“우리 민성이 힘들게 낳아준 엄마에게 보답하는 것은 어지러워진 장난감이나 책상을 정리하고 지금처럼

공부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외할머니의 눈에서 별이 반짝였어. 나와 동생을 낳느라 고생한 엄마를 위해 집안도 잘 치워주고 엄마도

많이 도와줄 거라고 맹세했어.


엄마가 배가 아프다며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어. 나는

“엄마, 배가 또 아파요? 엄마 배는 똥배 해드릴까요?"

“이건 그 배가 아니고 다른 배야. 민성아, 물 한 컵만 마셨으면 소원이 없겠다!"

잠에서 깬 아기가 울자 엄마는 아기의 얼굴이 보고 싶다며 몸을 옆으로 밀어달라고 했어. 난 엄마의 몸을

옆으로 살짝 밀어주었어.

몸을 옆으로 돌린 엄마는 아기의 가슴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달래주었어.

간호사가 아기에게 젖병에 든 보리차를 먹였어. 아기는 엄마 젖이 먹고 싶은데 보리차를 준다고 화를 내며

울었어. 내가 간호사누나에게

“간호사 누나, 아기가 배가 고픈가 봐요. 엄마가 밥을 먹어야 아기에게 젖을 주는데, 엄마에게 밥도 주지

않고 보리차도 먹지 못하게 하고 나빠요! 제가 보리차 갖다 드릴래요. 엄마 목이 많이 마르데요.”


내 말에 간호사가 펄쩍 뛰며 말했어.

“안 돼요, 엄마는 배 안에 든 가스가 나와야 물을 마실 수 있어요. 엄마 배 안에 있던 장기들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면 가스가 나와야 하는 거야. 누나도 엄마의 배에서 가스가 얼른 나오셨으면 좋겠다!”

“아! 그런 거구나?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마실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목이 타는데 물을

마시지 못하는 엄마가 불쌍해요!"

세상에 흔한 것이 물인데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 없어, 목이 타서 고생하는 엄마를 보니 눈물이 났어.


교회 할머니가

“우리 민성이, 동생 생겨서 좋지? 엄마, 가스 곧 나올 거야. 아빠랑 집에 가서 쉬어야 내일 학교에 가지?

엄마와 아기는 교회 할머니가 챙겨줄게."

“그럼 우리 엄마랑 동생은 저와 같이 집에 가지 못하는 거예요, 교회 할머니?"

“엄마의 수술한 상처를 소독을 잘해줘야 상처가 덧나지 않고 빨리 낫지. 민성이는 아빠와 함께 집에 가

있으면 엄마와 아기도 곧 갈 거야.”

엄마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가스가 빨리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했어. 아직 엄마 젖을 먹지 못하는 동생을

두고 오려니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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