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동화 연재]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내 동생 민기의 첫돌잔치를 했어. 동네 사람들이 많이 오고 아빠랑 친한 사람들이 다녀갔어. 민기는 돌상에서 연필과 실을 잡았어. 대규랑 도리도 민기를 보러 자전거 타고 놀러 왔어. 준희와 주연이는 우리 집과 멀리 떨어져서 오지 못해서 좋았어. 준희가 우리 집에 오면 왠지 무섭고 두려웠거든, 우리 민기 다지게 할까 봐서.
민기가 두 살 일 때 준희네 옆집으로 새로 2층 집을 지어 이사했어. 준희랑 가까운데 사는 게 싫은데 이사를 가게 됐어. 그 애가 우리 집에 오면 왠지 불안해, 그 애 집에 놀러 가는 것도 싫고 그 애가 우리 집에 놀러 오는 것도 반갑지 않거든.
엄마는 그런 내 마음도 모르고 주연엄마 전화를 받고 민기를 업고 주연의 집에 가자고 해서 갈 수밖에.
주연의 집에 갔더니 주연엄마가 말랑말랑하고 쫄깃한 쑥인절미와 커피는 엄마에게 주고 주연과 준희, 나와 민기에게 따뜻한 우유와 인절미를 잘게 잘라 주었어.
내 마음은 불안했어, 엄마는 주연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어.
주연과 나는 책을 읽고 준희는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고 민기는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았어.
욕심꾸러기 준희는 내 예상대로 민기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자동차를 휙 빼앗아 갔어. 쫓아가서 준희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지만 주연엄마가 옆에 있으니 그럴 수 없었어.
준희가 심통을 부리며 본심을 나타냈어
“이거 내 장난감이란 말이야. 내 거야, 민기, 너. 집에 가져가려는 거지, 안 돼 이리 줘?”
준희는 나와 민기가 장난감을 만지면 모두 빼앗아 갔어. 주연 엄마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어.
“민성아, 미안해. 준희가 네 동생 민기가 준희 거 장난감 가져가는 줄 알고 그러는 거야. 너는 이 소방차
갖고 놀고 민기는 여기 이 자동차 가지고 놀아?”
준희는 민기와 내가 자동차를 가지고 놀면 자동차를 빼앗아 가고 인형을 만져도 인형을 빼앗아 갔어.
난 화가 나서
“엄마, 준희 때문에 기분 나빠서 놀지 못하겠어요. 우리 가요. 집에 가서 민기에게 책도 읽어주고 블록의자도 만들어주고 자동차도 가지고 놀게 할 거예요.”
“그래, 알았어. 금방 일어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엄마는 주연 엄마와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일어날 기미가 없었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 마음은 불안감이 커졌거든. 그때 현관문이 열리더니 주연 할머니가 들어왔어. 어찌나 반가운지, 잘됐다 싶었어.
엄마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자, 할머니가 팔을 내저으며
“민성 엄마 더 놀다 가지 왜 일어나? 어멈아, 민성 엄마 쑥 인절미 좀 싸줘라!”
“아니어요, 할머니. 많이 먹었어요. 주연 엄마 잘 먹었어, 준희야, 주연아, 잘 놀고 간다.”
나는 욕심꾸러기 준희를 무섭게 혼내줄 거라고 다짐했어.
집에 와서 앨범을 꺼내 내가 아기일 적에 유모차를 타고 내리막길을 가면서 웃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엄마, 아빠랑 서울에서 가게 할 때 제가 7개월 아기일 데 유모차 타고 나가자고 했어요? 내리막길에서
유모차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재미있다고 자꾸 해달라고 떼를 썼다면서요?”
“그래, 유모차에 타고 내리막 길을 쏜살같이 내려가면 무서울 텐데, 계속해달라고 떼를 썼어, 네가 탄 유모차가 미끄러지듯 내려가면 아빠가 아래로 뛰어 내려가서 잽싸게 붙잡았는데, 재미있던 게지!”
“아기라 무서운 줄 모르나 봐요. 아빠가 스르륵 내려가는 유모차를 잡아주며 웃어줄 때 재미있었나 봐요?”
“아빠가 잡아줄 거라고 믿었던 거지, 유모차가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내려갈 때 재미있던 거지.”
“엄마 아기들은 말을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의사 표현을 해요?”
“아기는 기저귀가 젖으면 갈아달라고 울고 배가 고프거나 아파도 울기 때문에, 엄마는 아기가 울면 뭔가
불편한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지. 아기들은 울음으로 엄마와 의사소통을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