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일부러 그런 거 아냐?

[장편동화 연재] <꼭꼭 숨어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까만 들콩을 닮은 까불이와 뚱땡이의 눈이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민성입니다. 집에 도착하자 2층으로

부리나케 올라갑니다. 까불이가 눈을 떴다고 엄마에게 자랑하며 주머니에 든 들콩을 보여줍니다.

엄마가 말했어요.

“들콩이 겨울인데 아직도 콩깍지 속에 들어있구나!”

“엄마, 까불이랑 뚱땡이 눈이 여기 이 들콩이랑 닮았어요. 작은 눈이 너무 귀여워요~”

“정말 그렇구나! 뚱땡이 눈이 조금 더 크지 않니?”

“뚱땡이는 덩치가 크니까. 눈도 조금 큰 거 같아요.”

엄마는 개밥을 주러 갔다가 까불이가 눈을 뜬 모습을 보았지요. 방울이도 내일모레는 눈을 뜰 거라고

장담하지만 믿어지지 않는 민성입니다.



민성은 가방을 메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복실이 집을 들여다봤어요. 전날까지 눈을 꼭 감고 있던

방울이 들콩처럼 작은 눈을 한쪽만 살짝궁 뜨고 있습니다. 민성에게 윙크하는 거 같았지요.

한쪽 눈을 뜨고 바라보는 눈빛이 천사처럼 예뻤습니다. 민성이 흥분된 목소리로

“방울아, 너도 눈을 떴니? 왼쪽 눈은 윙크하는 거야? 신기하게 한쪽 눈만 뜨고 있네, 아유 귀여워!”

민성은 한쪽 눈을 뜬 방울이 귀여워 방글방글 웃으며 단숨에 학교로 뛰어갔지요.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친구들에게 강아지 세 마리가 눈을 떴다고 자랑합니다. 방울이는 한쪽 눈만

뜨고 있다며 자랑했어요.

하교 후 명선이 강아지들 눈 뜬 거 보러 간다고 서두르자 진영과 주연도 따라나섰지요.



민성이 친구들과 집으로 옵니다. 방울이가 한쪽 눈을 뜨고 바라보라봅니다.

민성은 명선에게 뚱땡이 눈 뜬 모습을 보여주고 방울이도 보여줍니다. 진영은 명랑한 까불이를 안더니

“까불이, 너. 어제 눈 떴니? 녀석, 귀엽게 생겼네. 민성아, 까불이 젖 떼면 나한테 주지 않을래?”

“우리 엄마한테 여쭤보고 알려줄게.”

민성은 말은 그렇게 했으나 공연히 아이들한테 강아지가 눈을 떴다고 자랑했나 후회가 됩니다.


주연이 민성에게 다가와서

“민성아. 방울이도 많이 자랐지, 방울이가 제일 귀여운데 눈을 뜬 것 좀 보자?”

“응. 방울이 오른쪽 눈만 뜨고 있어, 너도 한 번 볼래?”

“정말! 방울아, 왼쪽 눈도 떠 봐? 두 눈 뜬 것 좀 보여줘?”

방울은 주연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왼쪽 눈도 살짝 떴어요. 주연이 방울이 눈을 떴다며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어요.



성격이 거칠고 우락부락한 앞집 아저씨가

“너희들. 강아지가 장난감이냐, 강아지 안다가 떨어뜨리면 큰일 난다? 어서 어미에게 줘라?”

아이들은 앞집 쌈꾼아저씨에게 들킬까 봐, 강아지를 한 마리씩 품에 안고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

아래층 창고로 숨었어요.

그때였어요. 누군가 창고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이었어요? 누굴까요? 아이들이 놀라 가슴이

쿵쾅쿵쾅 떨립니다. 다행히 쌈꾼 아저씨가 아니고 말썽꾸러기 사고뭉치 준희였지요.


준희는 앞집 아저씨가 무섭지 않은지 큰 소리로 말했어요.

“누나, 여기서 뭐 해? 어, 강아지잖아? 민성이 형, 언제 개가 새끼 낳은 거야?”

준희의 말에 민성은 둘째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조용히 하라고 했어요. 쌈꾼 아저씨한테

강아지 안고 있는 거 들키면 야단맞는다고 말해줬어요.

준희는 태연하게

“그 아저씨네 강아지도 아닌데 뭘? 아저씨 마을회관으로 들어갔어.”

준희의 말에 창고 안으로 몸을 숨긴 친구들이 안심을 하며 다행이라고 했어요.

민성은 쌈꾼 아저씨보다 조금 전 등장한 준희가 더 걱정입니다.


“방울아, 내 손에 콧물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하니? 더럽잖아?”

주연은 손등에 떨어진 콧물을 닦았어요. 콧물을 닦느라 한 손을 움직이는 바람에 방울을

떨어뜨렸지요. 민성은

“방울이를 안은 손을 움직이면 어떻게? 방울이 다치거나 장애 견 되면 네가 책임질 거야?”

“일부러 그런 거 아냐, 콧물을 닦느라고 한 손을 뗐더니 방울이가 떨어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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