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 에세이 ] < 행복레시피 > 유정 이숙한
조금만 매우면 땀을 흘리기에 맵지 않은 고추로 고추장을 담갔다. 고추장 위에 골마지가 끼지 말라고 김을 깔아주었다. 담근 지 60일이 되어가는데 맛이 들었다. 시중 고추장은 텁텁한 맛이 난다. 집 고추장이 최고다.
엄마 생전에 장아찌를 맛있게 담그는 것을 전수받아야 했는데 배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입맛을 되살려 맛을 기억해 내고 맛을 그려낼 뿐이다. 깔끔한 장아찌가 그리운 것은 그만큼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이다.
뒤란 대나무 밭 아래 장독대에 고추장과 된장, 막장, 간장, 황석어젓, 새우젓, 소금 등 장독이 있었다. 농사지은 고추로 고추장을 담고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된장과 막장, 간장을 담갔다. 엄마는 오래된 고추장이나 된장은 까매져 무와 깻잎, 고추를 넣어 맛있는 최고로 맛있는 장아찌를 만들었다. 항아리들은 품 안에 장아찌들을 품고 있었다. 장독대에는 먹을거리들이 즐비했다. 깔끔한 장아찌가 그리운 것은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다.
뜰안에 심은 풋고추 산들바람 달랑달랑 그네를 타며 나를 불러냈다. 작은 고추를 따다 고추장에 찍어 먹고 된장에 찍어먹으면 어찌나 맛있는지. 할아버지는 사계절 고추장에 밥을 비벼드셨다. 장독대에 절여둔 황섞어 젓갈을 잘게 다져 막걸리 식초와 매운 고추를 다져 넣고 황석어젓 무침을 하여 할아버지의 입맛을 살렸다.
고추장에 꾹 찍어 먹는 풋고추! 한 입 베어 물면 아삭한 소리가 청아하다. 추억 속 음식을 떠올리며 그리운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
** 고추장 담그는 준비물 **
고은 고춧가루 3킬로, 쌀엿(조청) 2.3킬로, 메주가루 1킬로 * 2 봉지,
천일염 1.5 킬로, 찹쌀가루 1킬로 * 3 봉지, 소주 1병, 엿기름 2킬로
완성된 고추장 모습이다. 적당한 물기로 잘 담가졌다.
"고추장아, 어서어서 맛있게 익으렴! 곧 식탁에서 만나자꾸나!"
** 담그는 요령 **
1. 엿기름 2킬로를 미지근한 물 6킬로를 넣고 30분 동안 불려주었다.
** 엿기름을 불릴 때 고은 망에 담아 물에 불리면 주물러주면서 엿기름 물만 빼내면
체에 거르느라 수고할 필요가 없다.
2. 육수망 큰 주머니에 담아서 불려 거르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어 편리하다.
식혜를 만들 때처럼 거를 필요 없다. 엿기름 찌꺼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3. 엿기름 물 12킬로에 찹쌀가루 3킬로를 넣고 뭉치지 않게 풀어주었다.
서너 시간 상온에 두면 숙성이 되어 뽀글뽀글 기포가 생겼다.
4. 3시간 경과하여 숙성된 찹쌀과 엿기름 발효물이 눌지 않게 저으면서 끓여준다.
끓기 시작하면 눌어붙지 않으니 그냥 두어도 눌지 않는다.
2~3센티 아래로 찹쌀 엿기름물이 졸여들면 찬물에 담가 차갑게 식혀준다.
5. 큰 솥이 없어서 작은 솥에 여러 번 끓였다. 그 바람에 찹쌀 엿기름 물을 식히는데 시간이 덜 걸렸다.
어느 정도 식혀지면 큰 그릇에 끓인 엿기름찹쌀물을 부어주고 찹쌀엿기름 달인 물이 식자 소금 1.5kg과
조청 2.3kg을 넣어 녹여주었다.
6. 찹쌀엿기름 물이 미지근해졌을 때 메주가루 2킬로를 넣어 풀어주고
고춧가루를 넣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뭉친 고춧가루를 잘 풀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소주 한 병을 넣으면 위에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고 해서 넣어봤다.
*** 항아리 소독하는 방법 ***
* 옛날 어머니들은 항아리 속에 불 붙인 짚을 널어 항아리를 소독했지만 짚을 구하기 힘들고 불이 날 염려
가 있으니 가스에 항아리를 엎어 항아리 속을 열소독하고 치킨타월에 소주를 적셔 항아리를 닦아 주었다.
* 고춧가루 뭉친 것이 다 풀어지자 나른해진 고추장을 소독한 항아리에 부어주었다.
* 베란다 햇볕이 드는 곳에 두고 2~3개월 숙성시키면 먹을 수 있다.
* 작은 항아리에 7홉 정도만 부어준다. 숙성이 되면서 여름철에 끓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추장을 싱겁게
담그면 고추장이 끓어오를 수 있으니 위의 레시피대로 넣으면 간이 적당하다. 이 정도 양이면 아들 3명과
딸에게 나눠줘도 2~3년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