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합격을 축하해!

[단편소설 연재] < 늑대 마을로 간 진희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진희는 대입 검정고시 시험을 보고 두 달이 지나자 합격통지서를 가슴에 안았다. 코피를 쏟고 밤잠을 설치며 보낸 일 년의 소중한 결실! <합격통지서>가 감격스러운 진희는 보고 또 보고 있노라니 지나온 날들이 영화의 장면처럼 소용돌이를 쳤다. 진희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는 어머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어머니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 엄마, 제가 해냈어요! 엄마가 용기를 주셔서 해낸 거예요, 사랑해 엄마… 흑흑.

모녀는 부둥켜안은 채 하염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토록 소망하던 합격통지서였다. 힘겹게 살아온 날들이 보상받는 기분이 드는 진희다.

- 네가 더운 날이나 추운 날에도 방이 하나밖에 없어 다락방에 지내게 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엄만 네게 죄를 진 기분이었어. 장하다 우리 딸, 우리 딸! 엄마 딸 만세!



진희는 편의점에 출근하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서니 팡파르가 울리고 <탁탁> 축하의 오색 색종이가 터졌다. 색색의 풍선들이 공중에 매달려 있고 하트모양의 링 안에

장미꽃으로 [축하해!]라고 쓰여 있었다. 윤석은 다가와 진희에게 악수를 청하며 어깨를 안았다.

- 진희야! 축하한다, 진심으로!

윤석은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주며 진희의 볼에 입을 맞춘다.

- 진희야, 정말 합격을 축하해! 우리 진희 만세!!

편의점 여사장도 말을 하며 진희의 어깨를 안았다. 진희는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귀염 늑대 아저씨가 이 소식을 들으면 좋아하실 텐데, 내게 이 길을 가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진희는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귀염 늑대를 기억하고 있음에 사뭇 놀란다.



진희는 윤석과 함께 늑대마을로 가는 직행 버스에 올랐다. 윤석은 늑대마을에 가는 이유를 모르고 자신이 좋아서 여행을 가는 거라고 생각하며 들떠 있었다. 흥분된 윤석은 김밥과 생수, 깔판을 준비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소풍을 가는 어린아이처럼 수선을 떨었다. 진희는 그런 윤석에게 미안해서 싱긋 웃어 주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가슴이 온통 퉁퉁거리며 그리움의 뿌연 안개는 소용돌이가 일고 있는 진희다. 차창 밖으로 스친 그림자! 읍내 비둘기 집에서 차를 마시고 나오는 귀염 늑대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창문을 마구 두드렸다.


진희의 부름을 알아듣지 못한 귀염 늑대는 설레발을 떨며 예쁜 여우와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정신이 없었다. 진희는 그 순간 심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잠시 박동을 멈춘다. 손과 발이 굳고 입술도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잠시 몇 분의 시간이 흐르고 삐딱 구두에 날씬한 여우 아가씨가 귀염 늑대에게 손을 흔들며

- 아저씨 잘 가요 또 와서 맛있는 것도 사줘요(몸을 떨었다)

귀염 늑대는 여우 아가씨의 엉덩이를 툭 치며 얼굴을 톡톡 치며 말했다.

- 알았어, 또 올게! 전화할게.


귀염 늑대는 길에 세워둔 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영문도 모르는 윤석은 진희의 어깨를 안아주었다.


- 끝 -





** 그동안 < 중독되었다 >에 이어 < 늑대마을로 간 진희 >를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유정 이숙한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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