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병이 난 걸까?

[ 단편동화 모음 ] < 청순이의 일기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물웅덩이의 커다란 알주머니가 흔들렸어. 묶여있던 작은 알들이 분리되더니 굴러다녔어.

작은 알 속 두 개의 점이 움직였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물방개가

어디론가 달려갔어.

두 개의 점이 흔들리며 손과 발이 없고 꼬리만 달린 올챙이들이 하나둘 깨어났어.

나는 올챙이들 중에 명랑하고 호기심 많은 청개구리야, 몸길이가 2.5cm이며 둥근 머리와

볼록한 배, 긴 꼬리를 흔들며 눈에 보이는 것들이 신기해서 이리저리 헤엄쳐 다녔어.

작은 알이 흔들리고 갈라지더니 몸길이가 2.6㎝인 청개구리 청돌이가 알에서 깨어났어.

올챙이들은 꼬리로 헤엄쳐 다니며 먹을 것을 찾아다녔어. 나도 헤엄쳐 다녔어.

청돌이가 개구리밥이 있는 곳으로 헤엄쳐가자고 해서 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따라갔어.

알주머니 속에 있던 삼십 개의 알에서 올챙이들이 모두 깨어났어.


할아버지 청개구리가 말했어.

“올챙이들아, 물방개에게 들키면 흙탕물을 일으켜 얼른 숨어야 한다? 개구리밥이나 풀 속에

물방개가 숨어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할아버지 청개구리가 타일렀으나 우리 올챙이들은 겁이 없었어, 보름이 지났어.

나와 올챙이들은 뒤쪽 옆구리가 간지러워 긁적였어. 내 이름은 청순이라고 해. 내 친구 청돌이도

옆구리가 간지러워 참을 수 없나 봐. 계속 긁었어. 며칠 후, 옆구리에서 긴 뒷다리 두 개가 나왔어.

우리 청개구리들은 두 다리를 쭉 폈다 오므렸다, 멀리 뛰기 하며 내가

“청돌아, 내 다리 날씬하고 예쁘지? 다리가 있으니 멀리 뛸 수 있어, 좋다!”

“내 다리도 길고 멋있지? 나는 수컷 청개구리라 너보다 멀리 뛸 수 있어.”


어느 날 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청돌아, 내 꼬리가 점점 작아지는 거 같아, 이상한 병에 걸린 걸까?”

“나도 몇 밤 자고 일어났는데 꼬리가 작아지고 있어, 정말로 우리가 이상한 병에 걸린 걸까?”

나와 청돌은 꼬리가 작아져 걱정이 되었어. 그리고 열흘이 지났어, 옆구리에서 짤막한 앞다리가

두 개 나오더니 꼬리가 감쪽같이 사라진 거야. 우리는 울상이었지. 내 친구 청돌이도 꼬리가 사라지고

짤막한 앞다리가 나왔어. 내가 말했어

“청돌아, 꼬리가 없으니 헤엄치기 힘들지 않니?”

“청순이, 너와 다른 올챙이들도 똑같은걸, 올챙이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물어보자.”


올챙이 학교에 갔어. 청개구리 선생님이 웃으며

“청순아, 선생님도 올챙이였을 때, 뒷다리가 먼저 나오고 꼬리가 작아지더니, 어느 날 꼬리가

사라진 거야, 그래서 병이 난 줄 알았는데. 엄마가 꼬리가 없어지고 앞다리가 나와야 멋진 청개구리가

되는 거라고 했어.”

선생님 말을 들으니 걱정이 사라졌어, 내가 우쭐대며

“선생님, 청순이는 꼬리가 없어도 발가락 사이에 있는 물갈퀴로 헤엄을 칠 수 있어요.”

청개구리 선생님이 말했어.

“꼬리가 없어도 앞다리와 뒷다리가 있으니 폴짝폴짝 멀리 뛸 수 있으니 좋지? 우리 청순이 발가락

사이에 있는 물갈퀴로 헤엄을 잘 치는데! 아주 잘했어.”


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어. 청돌이가 말했어

“선생님 저도 앞다리와 뒷다리로 멀리뛰기할 테니 봐주세요?”

청개구리 선생님이

“청돌이도 멀리뛰기 잘하는데?”

선생님의 칭찬을 들은 나와 청돌이는 뒷다리를 움츠렸다 앞다리를 쫙 펴고 폴짝폴짝 뛰어다녔어.

신이 나서 내가 말했어

“선생님 청순이 요술쟁이예요. 나무에 앉아도 떨어지지 않아요.”

청개구리 선생님이 말했어.

“청순아, 우리 청개구리들은 발바닥에 흡반이란 것이 있어서 나뭇잎이나 나무줄기에 앉아도

떨어지지 않는 거란다.”

선생님 말을 들으니 우리는 기뻤어. 나뭇가지에 펄쩍 올라가서 잠을 잘 수 있어 행복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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