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 에세이 ] < 정거장 없는 완행열차 > 유정 이숙한
어린 시절 겨울에 자주 먹던 김칫국과 김치콩나물국. 고추장콩나물국, 쌀뜨물을 넣고 끓인 뭇국을 끓였다.
엄마는 김칫국에 들어가는 김치는 김장 김치 위에 우거지로 끓였다. 우거지와 먹고 남긴 배추김치의 잎을 쏭쏭 썰어 넣고 쌀뜨물 넣고 멸치 몇 마리와 집간장을 넣고 끓였다. 밥 짓는 가마솥과 따뜻한 물을 데우는 가마솥 사이에 불쏘시개를 많이 넣지 않아도, 양쪽 아궁이에서 나오는 열에 인해 양은솥에 끓인 김칫국은 처음에 불을 지피고 끓기 시작하면 양쪽 아궁이의 열과 아궁이에 남은 잔불로 은근히 끓였는데 시원하고 맛있었다.
겨울에는 김칫국이 제일이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김칫국을 끓일 때는 김치가 먼저 익히고 쌀뜨물을 넣고 끓이다, 마지막에 콩나물을 넣고 5분 정도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엄마표 김칫국은 은근하게 맛있다.
김칫국에 밥을 말아먹으면 구수했다.
엄마의 방에 들어가면 어릴 적 느끼던 엄마의 요리 세계 느낌이 전해진다. 엄마의 요리는 3차원 세계다.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구수하고 맛있다. 장독대 항아리 속에 담긴 무장아찌와 오이장아찌를 흉내내기 어렵다. 엄마에게 비법을 배워뒀더라면 쉬웠을 터인데 생전에 배우려는 의지가 없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엄마가 밥을 지으면 아궁이에 불을 지펴주고 밥상에 수저를 올려주었다.
요즘은 김칫국을 엄마처럼 구수하게 잘 끓인다. 김치를 볶지 않아도 썰은 우거지나 배추김치 잎사귀를 송송 썰어 멸치 5마리를 넣고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에 25분 이상 끓여야 김칫국 맛이 은은하고 맛있다.
여기에 혈당을 잡기 위해 양파를 썰어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진 마늘 반스푼 넣어주고 대파 흰 줄기나 뿌리를 넣어주면 시원한 맛이 난다. 김칫국을 끓일 때면 엄마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