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모태 솔로

(3회 ) 결혼하지 못한 이유

by 유정 이숙한

이렇듯 찬수는 나이 사십에도 결혼 같은 건 서두르지도 않는다.

90년대에는 대부분의 남녀가 20대에 결혼했다.


하지만 찬수는 그 순간 즐거우면 그만일 뿐.

결혼은 그의 심리를 모르는 동리 사람들의 걱정이며 평가일 뿐이다.


봄밤이면 첫사랑 정애가 더 생각난다.

친구들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자녀가 있어 사는 모습이

부러운 찬수다.


공연히 친구를 만나면 오래 굶주려 뻥 뚫린 뱃속처럼 시리고 아프다.

그는 ‘나이 사십에 철이 드는 건가’ 생각해 본다.

이십 대 전후에는 허여멀건 미남형이라 4H클럽 여자 친구들

물망에 오른 자신이건만 기껏해야 다방이나 실내포장마차 집

마담이라니..

그리 잘난 여자들도 아니건만 같이 있어달라고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주면서까지 비위를 맞추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가끔은 인간미를 가진 여자가 있는데 상투적이지만은 않다.

그들 나름대로의 애환과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찬수가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농고를 다니던 시절

이성 간에 미묘한 감정 없이 보호해 주고 아껴주던 정애라는

여고생이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아직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언제쯤 만나게 될까.

정애와 찬수는 농업고등학교 시절 붙어 다녔다.

정애가 건달 날라리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짓궂은 수작에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본 찬수는 달려가서 젊잖게


“이거 봐 친구들 그냥들 가시지, 어서 꺼지지 못해, 그 손 놔줘?”


날라리 남학생들은 코웃음을 치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그중에 덩치가 제일 큰 녀석이 덤벼보라는 신호를 하며


“어쭈구리! 어디서 굴러온 개뼈다귀야, 안 그래도 심심

했는데 어디 한번 오래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

날라리 남학생들이 덤비자 찬수는 교복을 벗어 정애에게

주고 러닝셔츠 바람에 4:1로 붙었다.

찬수는 차례로 한 놈씩 받아넘겼다.

라이트 펀치를 피하며 레프트로 센 펀지 한 주먹 날려

쌍코피를 터트렸다.

연이어 두 놈을 넘어뜨리자 한 놈은 겁먹고 줄행랑을 쳤다.


의기양양해진 찬수는 정애에게 교복을 건네받고 교복에

묻은 먼지를 털며 어깨를 으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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