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 (石耳)

by 금낭아


귀 씻은 물

소도 먹지 않겠다하여

허유(許由)가 버리고 간

천 년이 지나도 썩지 않았다


새 귀 줄게 헌 귀 다오

바위도 깨뜨릴 강력한 주문에

방부제 쩔은 귀 떼가 창궐하여

하늘을 뒤덮더니


수레바퀴 낭자한 자국에 밟힌 숲

‘임금님 귀는 돌 귀’요

외치던 대나무 잘려나가고......


하지만 나는 보았지

이슬방울 안아 든 풀잎을 흔드는 높새바람에

오돌오돌 떨던 풀잎들도

겨울에는 제 몸을 말려 기꺼이 불쏘시개가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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