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상관없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
그러니깐 이왕이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자
난 아무래도 다 좋으니깐
상관없으니깐.
상관 없는 이유는 늘 있었다.
1. 정말 '상관'이 '없어서'
2. 난 선택지 중에 어떤 걸 선택해도 다 비슷비슷한데 이왕이면 하고 싶은 거 있는 사람이 하고 싶은 걸 하면 서로 기분이 좋으니깐.
그래서 다 상관이 없다.
다 그럴 수 있다.
"근데 난 왜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게 슬프지? 슬퍼 보이지?"
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게 있을 텐데
상관이 없다고 하는 게 왜 슬프게 들리지? 라며
내가 상관이 없다는 말과 그렇게 생각한 이유들을 듣더니 슬프다더라.
보통 이렇게 말하면
그래? 그래도 너 하고 싶은 거 있을 거 아니야?
진짜 상관없어?
신기하다 어떻게 상관이 없지?
라고 말하는 게 끝이었다.
그와 반대로
슬프게 들리고 슬퍼 보인다고 말했을 때
뭔가 내 모습을 들킨 기분이었다.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았는데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들켰다.
사실 귀찮았고 신경 쓰고 싶지 않고
신경 쓸 힘이 없는 거였다.
어쩌면 크게 욕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냥
그냥
굳이 설명하거나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넘어갈 수 있으니깐
그런 기운 없는 모습을 들켰다.
나는 다른 누군가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그 사람의 말에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는지
상관이 없었다. 상관 쓰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면 나도 상관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서인지 내가 뱉은 말을 듣고 어떤 감정을 이야기할 때면 좋지도 안 좋지도 그저 이상하다 생각했다.
막상 그런 모습을 알아봐 주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그런 모습을 알아줬는데도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나를 들킨 기분이라.
들켰다는 사실에 빠져 다른 기분은 신경 쓰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나의 모습을 알아봐 줬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알아봐 줘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들키고 싶은 않은 모습이라
숨기고 있을 수도 있는데
굳이 내가 알아차리고 싶지 않았다.
요즘은 알아도 모른 척 그냥 모르는 상태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고 싶으면 말하고
겉으로 내보이고 싶으면 보이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기다리는 게 좋겠다 싶다.
그래서 알아도 모른 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