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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문제는 도덕의 문제다

[선악의 저편]을 읽은 후

by YT

[선악의 저편]을 읽어가며, 가장 의문이 들었던 부분이 ‘왜 니체는 참과 거짓, 즉 진리의 문제를 선과 악이라는 도덕의 문제로 다루는 것일까?’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이유를 철학자들과 학자들의 비판 부분에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니체는 진리 자체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대한 인식, 즉 의지를 다룬다. 그러므로 그에게 있어 진리는 의지의 문제이고 선악의 문제가 된다.

이것은 니체에게 있어 당연한 것이다.

니체는 정신적인 것만큼 생리적인 것(본능)에도 큰 의미를 두는데, 감각과 인식의 완전치 못함으로 인식 행위는 오류 가능성을 상정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거짓말의 가능성이다. 한 철학자의 사유 속에는 자신의 사유체계를 보존하려는 본능이 개입되는데, 니체의 사고 속에서 의식은 본능이므로 보통의 철학자들은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니체에게 참과 거짓은 판단,인식의 문제이고, 이것은 생리적인 문제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고, 생리적인 문제는 또한 의지의 문제이므로 참과 거짓에 대한 고민은 선악의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인식을 위한 인식’ - 이것은 도덕이 만들어 놓은 마지막 함정이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다시 한번 완전히 그 안으로 빠져들어간다.(제4장 잠언과 간주곡 64 中)


어쩌면 니체에게 진리의 문제는 없으며, 이 세상은 의지만으로 채워진 곳이므로 모든 진리의 문제는 결국 도덕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인식 자체가 아니라 ‘인식을 위한 인식’이고(그래서 그 가운데 ~위한~을 쓴 것이고), ‘도덕이 만들어 놓은 함정’(도덕이 아니라 도덕이 만들어 놓은이라고 표현)이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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