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의 술탄은 서양의 왕들처럼, 오스만 1세, 무라트 2세, 아흐메드 2세와 같이, 이름에 몇 세라는 식으로 숫자를 붙여 불린다. 하지만 오스만 제국에는 총 36명 술탄 중 특별한 별칭으로 불리는 3명의 술탄이 있다.
7대 술탄 메흐멧 2세는 Fati(파티, 정복자)로 불린다. 제국 설립 초기 술탄은 대부분 영토 확장에 주력한 정복 군주다. 하지만 유독 메흐멧 2세를 ‘정복자’로 칭하는 것은 그에 의해 최종적으로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점령되기 때문이다. 동로마 제국의 수도로 800년 동안 번영했던 콘스탄티노플은 Fati Mehmet 2세에 의해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이 되었다.
그리고 9대 술탄 셀림 1세는 ‘Yavuz(야부즈, 냉혈한)’라는 부정적인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버지인 선왕을 죽이고 술탄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하여 자신의 형제들을 무참하게 살해했기 때문에 냉혈한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셀림 1세 역시 강력한 정복 군주로, 유럽지역을 겨냥했던 Fati와 달리, 주로 아시아로 방향을 돌려 현재 터키 동부와 이란 지역에 대한 공략을 주로 진행했던 정복 군주다.
마지막 세 번째는 10대 술탄 술레이만 1세로 그는 Kanuni(카누니, 입법자)로 불린다. 술레이만 1세는 우리나라의 세종대왕에 비유되는 인물로 ‘술레이만 대제’로 불린다. 술레이만 대제 때, 오스만 제국은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하고, 법전의 편찬과 정비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술레이만 대제는 입법자로 불리는 것이다. 또 술레이만 대제는 처음으로 한 여자와 결혼한 술탄으로도 유명한데, 록셀라나라는 하렘의 노예를 정식 아내로 맞았다. (하렙은 전적으로 술탄에게 봉사하는 포로로 잡혀온 여성들의 생활 공동체) 2013-14년 동안 터키 TV에서 방송되었던 유명한 터키 드라마 ‘위대한 세기’는 카누니와 록셀라나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요즘 같으면 술레이만 대제는 ‘사랑꾼’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릴만하다.
별칭으로 불리는 세명의 술탄은 그의 후손들이 이후 최고의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초창기에 기틀을 잡았던 인물들로, 터키인들에게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터키에 제2 보스포러스 대교의 명칭은 FSM이라는 약어로 불리는 데, Fati Sultan Mehmet 2세 다리를 의미한다. 비교적 근래에 우리나라 기업에 의해 완성된 제3 보스포러스 대교의 이름은 야부즈 술탄 셀림 1세(YSS) 다리로 이름 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