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처럼 사람을 깔보고, 인간성을 무시하며, 폭력이 뚝뚝 묻어나는 표현을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직접적인 발설이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 말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듯하다. 특히 기득권 세력 속에서, 정치의 영역에서 이 끔찍한 표현은 금과옥조가 되어버린 듯하다. 난무하는 법적 소송과 협박, 언론의 무책임한 바람잡이 같은 기사들이 이를 증폭시킨다.
공중을 휘저으며 날아다니는 칼의 춤을 바라보는 일반인인 우리는 사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법을 두려워하고, 담배꽁초 하나 버리는 것도 의식하고, 쓰레기 재활용에 목을 맨다. 언론에서 지피는 부도덕의 징후들을 대하며 또, 굉장히 쉽게 저질러지는 불법을 바라보는 우리는 마음속에서 이상야릇한 소외를 느낀다. 이것은 도덕과 그것의 제도적 체계로써의 법으로 부터의 소외다. 우리는 도덕과 법이 이 땅을 떠나 저 높은 장대 끝에 점령군의 깃발처럼 휘날리는 것을 본다. 우리와 이웃 사이를 기름칠하던 법은 누군가에 의해 납치당하여 하늘에 걸린 것이다. 도덕과 법의 망은 더욱 촘촘하게(일반인들에게는 아무 영향도 없다), 높이 올라가 버렸고, 우리는 우리의 친구를 빼앗겨 버렸다. 이제 도덕과 법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우리를 보호하지 못하고, 뜬 구름이 되어버렸다.
누가 도덕과 법을 하늘에 메단 것일까? 법과 도덕을 하늘에 메단 것은 법을 만들고, 법을 고치고, 법을 집행하고, 법에 따라 판단하는, 법과 같이 공존하는 지배층이다. 그래서 이들은 공개적으로 이렇게 협박할 수 있는 것이다. “먼지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한번 털어볼까?’. 법 없이도 사는 우리는, (마찬가지로 최고의 권력기관 중 하나인)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불법 의심 사례에 분노하며 좌절한다. 그리고 동시에 불법에 지쳐가며 점점 외면해 버린다.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불법은 마치 건전한(?) 정치투쟁으로 보이지만, 점점 정치판에서 일반인을 몰아내고, 정치를 그들끼리의 잔치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