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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Jan 03. 2023

사이다 알 훌라(Sayyida Al Hurra)

Sayyida Al Hurra(구글 이미지)

세계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레콩기스타’를 알 것이다. 중세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을 일소하는 것으로 ‘국토회복운동’이다. 아라곤의 페르난도와 카스티야의 이사벨은 레콩기스타를 완성하고 유럽의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유럽 기독교 세력은 점점 세계의 헤게모니를 쥐어가기 시작한다. 그럼 레콩기스타가 완성되기 前, 700년 동안 이베리아 반도에서 살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기독교 세력에 밀려 떠난 무슬림과 유대인들은 그들의 고향 땅이 멀지 않은 북부 아프리카, 지금의 모로코와 알제리 등에 자리를 잡았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오랜 세월 무슬림과 공존했던 세파르디 유대인은 그들의 성향으로 인해, 또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다는 원죄로 인해 유럽에서 절대로 환영받지 못했다.) 이렇게 고향을 떠난 이베리아 반도의 유대인들이 정착한 곳이 바로 코발트블루로 유명한 쉐프샤우엔이고, 무슬림들이 재건한 도시가 바로 모로코의 테투안이다. 그렇게 1500년 초반부터 테투안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복수를 생각했다. 아틀라스 산맥의 비탈을 따라 마을을 만들었고, 이곳은 악명 높은 해적의 소굴이 되었다. 이곳의 지배자는 유명한 여자 해적 사이다 알 훌라였다. 사이다는 그라나다의 유명 귀족 가문 출신이지만, 테투안으로 넘어와 이곳의 영주가 되었다. 그녀는 알제리의 오스만 총독이며 유명한 해적 바바로사와 협업하여 지중해의 패권을 나눴다. 바바로사는 주로 지중해의 동쪽을 지배했고, 사이다는 지브롤터와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지중해의 서부를 지배했다.

 사이다는 진정한 해적이라기보다는 테투안 지역의 지역 영주라는 정치가적인 모습이 더 크지만 유럽에 의하여 사이다는 무시무시한 여자 해적으로 이미지 메이킹 되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는 편력기사의 이야기를 다룬 세르반테스 이전의 시와 소설의 제목이 나오는데, 그 작품 중 [Las sergas de Esplandian] – The adventures of Esplandian (1510년의 서사시)에 나오는 여자 해적과 그녀의 기독교 개종이야기는 실제로 ‘사이다 알 훌라’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사이다가 개종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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