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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Mar 28. 2023

아니스

반나마 먹은 사탕인데, 아직도 입에 넣으면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니스 향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아니스를 보기 매우 어렵지만, 어릴 때는 아니스가 들어간 사탕이나 약이 다소 있었다. 어쩌다 아니스 향을 맛보게 되면 눈살이 찌푸려졌고, 그대로 뱉어 버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어릴 적 나의 부모님처럼 그 향이 좋아져 버렸다. 아니스의 독특한 향은 어릴 적 기억과 결합했고, 그 기억은 단절된 채, 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 아니스 사탕을 입에 넣을 때마다 그 괴로웠던 향은 그리움과 따뜻함으로 변해버렸다. 어떻게 그 괴롭던 향이 좋아질 수 있을까? 이 속절없는 몸 탓이다. 그래서 나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황당함, 어이없음, 신기함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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