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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Jul 07. 2023

[검찰관] 니콜라이 고골

 [검찰관]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난 분명 처음 읽었는데, 그 내용을 나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검찰관]은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다른 작가들, 다른 장르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에서 본 듯하고, 또 한국영화 ‘만남의 광장’에도 이와 비슷하게 오해와 추측에 의한 상황의 꼬임, 확대가 그려졌다. 고전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어서 현대에도 계속하여 소환된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넘어 오늘에 주는 교훈, 의미 그리고 미적인 울림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전은 위대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원작이 아니더라도 변형된 현대물(연극, 영화, 드라마 등)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미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왜 나는 [검찰관]을 읽어야 할까? 혹시 ‘고전을 읽어라!’라는 내부 명령은 단순히 최초의 시원에 대한 존경과 의무감의 발로는 아닐까?

 고전을 읽는 것은 어쩌면 원조 맛집을 찾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너무 오래된 WOK을 사용하여 탄내가 나는 짜장에도, 김치찌개에서 느껴지는 너무 삭은 묵은지의 냄새에도, 찌꺼기가 묻어나는 텁텁한 와인에도 우리는 원조니까 참을 수밖에 없는, 쉽게 부정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뱉을 수 없는 그런 머뭇거림, 비굴함이 있다. 그 옆에 더 맛있고 깨끗한 집이 있는데도 우리는 원조의 거북함을 허세로 즐겨야 하는 경우가 있다. [검찰관]에서 오래된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확산이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현대의 내가 느끼기에 좀 단순하게 보인다. 어쩌면 더욱 많은 줄기와 복선으로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진 현대물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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