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 자리 젊은 직원의 책상에 귀퉁이가 찢어진 먹다 남은 알록달록한 아폴로 봉지가 놓여 있었다. 순간 ‘이게 무슨 맛이 었더라?’라는 의문이 들었다. 난 아폴로 맛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 어릴 때 먹던 아폴로를 딸 뻘인 젊은 직원이 먹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쫀드기, 아폴로 등 소위 과거의 불량식품들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 세대의 것들이 자식의 세대에서 반복되는 것이다.
음악에서도 이와 비슷하다. 과거 우리가 들었던 노래들이 아이유 같은 젊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고 있고, 그 노래를 듣고 원곡 가수를 외치면 아재가 되는 세상이다. 이런 과거의 현재로의 복귀는 다양한 소비문화와 대중문화에서 발견된다. 이는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콘텐츠가 풍성해졌다는 것이고, 리바이벌, 리메이크, 향수, 복고를 이야기할 만큼 다양화되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것에 과거의 것들이 접목되면서 변종이 만들어지고, 그 변종들은 시대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에 살면서, 외국의 젊은 이들이 올드 팝을 듣고 부르는 것을 보면서, 취향이 올드하다고, 사회가 발전하지 못했다고, 내심 안타까워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들에겐 과거의 취향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복고와 리메이크를 단순한 반복으로 바라보았고, 이는 가치의 후퇴를 의미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복고는 과거의 그놈이 아니다. 즉 나는 돌 위에 돌을 쌓는 것이 사회와 삶의 방향이고, 가치를 만들어 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에 무언가를 쌓아가는 수직의 구조만이 발전의 방향이라고 생각했다(그것이 나선형이던 아니던). 하지만 아폴로를 계기로 돌 위에 돌을 쌓지 않고, 가짓수를 늘이는 다양성도 어느 순간 폭발적인 가치를 탄생시킬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