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을 때면 마치 물속에서 숨 참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는 터질 듯이 팽창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 짧은 시 한 편, 얇은 시집 한 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시는 형식적인 면에서 빈 곳이 많지만 감정이 집약된 밀도는 매우 높은 아이러니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가 밀도가 높은 것은 시어와 문장 자체가 은유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은유는 사람에게 이해의 노력을 요구하고, 감정의 폭발을 일으킨다. 시의 한 소절은 소설의 1페이지와 맞먹고, 시 한 편은 소설 한 권이다.
왜 그럴까? 은유는 은유의 대상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은유는 ‘은유의 대상 + 알파’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은유 표현인 ‘내 마음의 호수’를 사례로 들어보자. 고요하고 잔잔한 마음을 호수로 은유한 것인데, 여기에는 잔잔함 뿐 아니라, 호수가 만드는 습한 공기, 공기와 같이 폐 속으로 들어오던 물 냄새, 호수에서 튀는 아침나절의 물고기, 물안개 낀 호수의 표면 등. 이 모든 알파는 ‘잔잔함’과 완전히 일치하지도, 배치되지도 않지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게 된다. 이 ‘+알파’ 때문에 특정 은유의 표현은 머릿속 공간을 꽉 채우는 것이고, 그래서 시어의 밀도는 높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