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삶

by 독나리

사람은 모두가 다 다르다. 기본적으로 태어날 때부터의 성향이 있다. 그 위에 살아가며 겪게 되는 다양한 환경이 그 사람을 만들어간다. 또한 똑같은 경험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그녀와 나는 중고등학교, 대학까지 같은 학교에서 지내온 친구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 성격이 비슷해서 친하게 지낸 것 같다. 그러나 대학교, 결혼을 거치면서 그녀와 나의 사이는 벌어졌다. 당시 우리가 살아온 세월은 격동의 시기였다. 우리 사회는 크게 변화를 겪고 있었고 그 소용돌이 한복판에 그녀는 서 있었다. 그녀의 삶의 방향은 나와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사이는 누가 옳다 그르다 차원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그저 생의 방향이 아주 달라져 버렸다. 긴 세월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그녀는 단호한 면, 따뜻한 면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고, 베풂에도 거침이 없고 누구에게나 능력 있고 따스한 사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녀가 상대를 대하는 태도는 공손하면서도 자기주장은 거침없이 내뱉는 편이다. 상대편을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면도 있다. 세상을 대하는 생각이 나의 편협함과는 많이 다르게 되었다.


그녀는 병원에 아직도 근무하며 인정을 받고 있다. 친구들 거의 직장을 내려놓고 있는데 말이다. 그녀의 지론이다 ''앞으로 100세 시대인데 지금이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삶의 질이 문제다. 그녀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허리도 다리도 신통치 않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에 상관치 않는다. 아프면 그걸 해결해 나갈 방도를 찾는다. 아프니 이동할 때면 거의 택시를 이용한다. 물론 젊은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번 돈 중 많은 돈이 이런저런 비용으로 지출될 바에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나을 수가 있다. 그녀의 상황은 아이들 다 성장해서 집 떠나가고, 본인 집이 있고 부족함이 없다. 그래도 일을 한다. 몸에 상황에 따라 대응해 가며 일한다.

한 번은 새로운 곳에 취직했다 고 해서 어디냐 물었더니 집과 너무 멀단다. 그래서 그 곁으로 이사 간단다. 곧 집을 내놓더니 팔아치웠다. 병원 곁으로 이사했다. 거침이 없다. 결단도 빠르다. 또 성실하다. 나의 성격은 다르다. 따지고 생각하며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칠 때도 많다.


그러한 그녀의 행동이 친구들 사이에서는 쉽게 수긍하기 힘든 면이 있다. 아주 여유 없는 집도 아니고 아이들 다 커서 학교졸업하고 자기 갈길 찾아가고 있는데 몸도 건강하지 않은데 무엇 때문에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는가 말이다.


한 번은 너 병원근무 안 하겠느냐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오랫동안 약국경영한 경험이 있으니 병원약국근무는 어렵지 않으니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거다. 아마도 지인이 부탁한 모양이다. 급한가 본데 상대편을 도와준다 생각하고 가보라 한다.

2시간여 걸리는 거리다. 왕복 4시간이다. 가보니 예상외로 병원 규모가 컸고 혼자 해야 하고 매일 근무해야 한다. 그 친구가 한 말에 100세 시대 이야기가 생각나서 과감하게 찾아간 것이다. 그런데 이 나이에 이건 무리다. 집과의 거리도 너무 멀다. 돌아오면서 '난 안 되겠다' 하고 그 친구에게 말했다. "그래? 너무 먼 거리라 너에겐 무리긴 하겠다." 곧 받아들인다. 상대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녀는 그래서 아는 사람도 많다. 만나는 사람마다 호평이다. 사람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상대를 진심을 가지고 생각해 준단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는 아무 상관없다. 그저 단호하고 사려 깊은 성격 그리고 사람에게 성실한 그 친구를 닮고 싶다.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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