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이들의 사회화를 도와주는 교육 로봇
요즘 어른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TV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아시나요? 베테랑 육아 전문가들이 모여서 부모들에게 요즘 육아의 트렌드가 반영된 육아법을 코칭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6살이지만 할줄 아는 말이 "엄마"밖에 없는 금쪽이의 사연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금쪽이의 부모님은 육아 전문 오은영 박사님께 금쪽이가 말을 못하는 것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는지 많이 걱정하셨죠.
이렇듯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폐증의 증상으로는 다른 사람과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이 일어나지 않는 등의 모습들이 있는데요. 어린이 1,000명당 약 1명 정도, 후천적으로 출생 초기부터 보이게 되는데 수치로는 약 0.1% 정도이지만 우리 아이에게서 발현되면 100%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폐아이들의 사회화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자폐증 행동개입 로봇인 ‘라비(RABI*)’ 입니다.
*Robot for Autism Behavioral Intervention
라비는 홍콩 중문대의 교육 심리학의 캐서린 소(Catherine So) 부교수가 자폐아의 사회성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역할극 로봇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3세부터 18세의 자폐증 환자 아이들을 역할극이나 언어적 상호작용에 참여시켜 이들의 사회화 능력을 발달시켜 주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죠.
소 부교수에 의하면,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 하려는 동기가 낮고 주변 환경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그런 불안을 줄여주기 위해 사회화 로봇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라비를 통해 진행되는 자폐증 개선 수업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두 로봇이 아이들 앞에서 역할 상황극을 진행하면 그 중간에 아이들이 해당 상황에서의 적절한 행동을 고민해보도록 하는 것인데요. 짜증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과 사과를 건네는 등의 적절한 행동 사이에서 자의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로봇과 상호작용을 진행한 후, 사람 교사와 함께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사회성을 시도해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에 실제로 참여한 홍콩 거주 무스 웡(41)씨의 5살 된 딸 아비가일은 7개월 간 수업을 진행한 후, 어느 정도의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아이가 전보다 훨씬 더 활발해져 사람들에게 이름이 뭔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기도 하고, 단어 하나를 말하는 것에서 시작해 어휘를 구사해 문장을 만들기까지 하면서 언어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무스 웡씨와 아비가일 모두 라비의 사회화 교육 프로그램에서 큰 만족도를 얻을 수 있었죠.
이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후기들이 쌓이면서 마카오와 홍콩 공립학교 및 국가기관의 자금을 지원 받는 20개 이상의 비영리 단체에서 이 프로그램을 채택하였고, 지금까지 약 1,200명 이상의 자폐 아동들이
라비를 이용한 사회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전세계의 더 많은 자폐증 어린이들이 로봇 라비를 통해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사회화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다국어 기능의 빠른 지원을 기대해보겠습니다. 라비가 한국말로 역할극을 진행한다면 정말 재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