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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희 Jun 22. 2024

흘러간 시간

세월

# 포토 에세이


양지바른 처마 밑에서 말없이 자리 잡고 있는 녀석은 오늘도 

오가는 행인의 모습을 관망하며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표정이다.

한때는 주인의 사랑을 받던 몸이었지만, 

세월의 탓인가 이제는 쓸모없이 버려진 신세다.

비바람 맞으며 오늘도 하염없이 제자리 지키고

소재동의 속내를 한 몸에 담고 있는 녀석이 지나치려는 나의

발목을 잡는다.

못다 한 이야기를 내게 하려는 것 같다.

다소 누추하지만 잠시 엉덩이를 붙여 달라고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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