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신사
쪽빛 하늘에 펼쳐진 새하얀 구름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 간간히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옷깃을 여미는 전형적인 가을 아침이다.
이른 아침 논두렁 옆에서 호박을 따는 할머니께 다가가 얼른 인사를 건넨다.
빙긋이 웃는 할머니의 표정은 순수한 시골 할머니를 대변하는 넉넉한 웃음이다.
주름진 얼굴은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거북이 등처럼 거칠어진 손등은 삶의
고단함을 알려준다.
인기척에 놀란 메뚜기 한 마리가 풀 섶에서 뛰어오른다.
가을이 익어가는 멋진 풍경이다. 한참을 걸어가니 가을의 신사를 만난다.
늘씬한 몸매, 그리고 흔들거리는 모습이 건방져 보이지만, 그래도 가을 하면
코스모스다. 끼가 많아 보이는 녀석, 바람기가 많아서 흔들거리 는 지. 그래도
보면 볼수록 멋진 녀석이다.
멋쟁이 너 코스모스! 또 한 번 셔터를 눌러보아도 싫지 않은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