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詩]
따가운 햇살아래
비춰진 그림자 하나
풀들이 널린 곳
나부낌도 없는
고요한 뒤뜰에
오뚝한 가지 끝을
맴도는 자리 잠자리
속삭이듯이 말한다.
“쉬어도 되요?”
“글쎄.”
“쉴게요!”
“글쎄.”
“쉬고 싶어요.”
“편 바위에…….”
“잡것들 많거든요.”
“왜?”
“위험해요”
“큰 나뭇가지에........”
“안 돼요.”
“왜?”
“족보가 없어서요.”
“무슨?”
“학벌이..........”
“출신이요......”
“그래?”
“아직은 잠잠해........”
가지 끝을 맴도는
잠자리는 눈물을 흘린다.
그림자 없는 바람에
나뭇가지는 흔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