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時]
知希茶愛
새벽 길 따라
오르는 지리산 길
자욱이 덮힌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산등선과 거목들
가슴으로 채우네.
큰 바위 길로
오르고 돌고 나면
깊은 숲길이
마주 서서
기다리는 곳에
힘찬 산물소리
마음으로 채우네.
새벽 별빛이
산등선 타고 내리고
아침 해살 비추니
초목마다
수줍어하는데
청기청수(靑氣淸水)가 흘러
몸 안으로 채우네.
산골짝 마다
돋아나는 새싹들의
싱그런 얼굴
마주하면서
오름길 내리막길
흐르는 땀 속에
숲 향기를 채우네.
해가 저물어
땅에 어둠이 내리고
걸음을 멈추고
다기를 꺼내어
산바람에 차를 마시니
산수(山水)가 지희(知希)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