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상소설-다르소녀와 달무리 검 4편]
다르는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랑 자전거를 빌려서는 한강변을 따라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아참, 미수가 빠졌네요. 사실 미수는 워낙 낙천적이어서 어디든 잘 끼는 편이었다. 학교에서도 많은 친구들이 미수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미수를 꼭 데리고 다닌다. 아니 미수가 아무 데나 잘 끼어드는 편이다. 이번에도 다르와 친구들이 한강변에 구경하자고 할 때에 미수도 엿듣고는 한마디 했다.
“니들~ 그러면 못쓴다. 나 몰래 무슨 계획을 짜는지 내가 다 보고 있다. 그래? 이번 추석날에 어디 가려고 하니?”
“오메~ 무서워라~~ 어디 무서워서 같이 가자고 할 수 있겠냐? 그렇지 은비야!”
민지가 엄청 무서워하는 척하면서 은비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자 은비도 민지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나도 무서워서 어디 숨고 싶다야~”
“야! 니들 그러기야? 좀 장난을 쳐 본 건데, 시시하게 좀 끼어달라는데.......”
“그만하자! 미수가 옆에 있는 줄 몰랐다. 언제 여기 온 거니?”
예지가 상황을 정리하는 것처럼 끼어들었다. 사실 미수는 다르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쩐 일로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비가 자기들이 나온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놀면서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미수는 혹시나 하고 SH여중학교에 갔었다. 친구들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학교에는 썰렁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미수는 버스를 타고 예지네 집으로 찾아갔었던 것이다. 그런데 예지는 집에 없었다. 예지의 쌍둥이오빠가 초등학교에 가보라고 일러주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미수는 예지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갔던 것이었다.
미수는 초등학교에 이루었을 때에 놀이터에 애들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슬그머니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친구들이 한강변에 가자는 소리를 듣고는 끼어들었던 것이었다. 미수는 예지의 질문에 슬그머니 바싹 다가가면서 말했다.
“너의 집에 갔더니 쌍둥이 오빠가 여기에 있을 거라 해서 왔더니....... 어디 한강변에 간다고? 그래서 끼어달라고 한 거잖아~ 너희들은 나만 빼고 이렇게 자주 모이야?”
“미안하다! 미수야, 우린 한 동네에 살잖니. 그러니 자주 모일 수밖에 없지. 그렇다고 맨 날 널 불러낼 수는 없잖니?”
“괜찮아~ 언제든지 날 불러줘라! 1학년 때에는 같은 반이라서 맨 날 같이 다니고 그러더니....... 3학년에 들어와서는 같은 반이 아니라고 이렇게 날 뺄 수 있냐? 너무 서운하다.”
“그렇게 된 거였구나? 미처 생각을 못했네. 앞으로는 잘해보자. 미수야!”
다르는 좀 미안한 생각을 하면서 미수의 어깨를 툭 치면서 달래주었다. 그러자 민지도, 에지도, 은비도 돌아가면서 미수의 어깨를 툭 치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야~ 이렇게 툭툭 치면서 사과하냐? 두 번 사과했다간 내 몸이 멍들겠다. 좋아~ 용서해 주지. 그런데 한강변에는 왜 갈려는 건데?”
“이 동네에서 놀만한 것 있냐? 오늘은 추석 다음날이니 할 일도 없잖아~ 그래서 한번 서울에 한강변에 가보고 싶다는 거지.”
예지가 그렇게 말하자 민지도 은비도 서울 구경하러 가는 게 좋겠다고 맞짱을 떴다. 역시 다르의 친구들은 즉흥적인 면이 많았다. 무엇을 하자 하면 즉각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는 누구도 못 따라갈 거다. 결국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지와 미수는 곧바로 버스를 타고 주안역으로 갔다. 그리고 주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는 신길역에 내려서는 여의도로 가는 지하철로 갈아탔다. 그리고는 여의나루역에 내려서는 여의도한강공원으로 갔다.
다르와 친구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한 후에 이랜드 크루즈에서 라이브 크루즈를 탔다. 그리고 한강변을 따라 흘러가면서 라이브 음악을 듣고 있다가 별로 재미없다고 하면서 간판 위로 올라왔다. 한강물결을 일으키면서 미끄러져 가는 배의 뒷부분을 바라보면서 배꼬리에 물거품을 일으키며 퍼져나가는 모습에 멍하니 바라보던 은비는 목포에 있는 인선이가 생각이 났다. 그때에 예지가 다가와 은비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생각을 하니? 왜 그러고 있니?”
“응, 갑자기 인선이가 생각이 나서 그래.”
“너 인선이가 보고 싶구나! 내년에 올라온다며.........”
“그렇긴 해! 하지만 오늘 같은 추석날에는 심심해하지 않을까?”
“그럼 전화해 봐!”
은비는 예지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어 인선에게 전화를 했다. 인선이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언니야~ 전화했는디? 보고 싶다.”
“나도 인선이 보고 싶어. 오늘 우린 한강에 왔어. 지금 유람선을 타고 있어. 그래서 네가 생각난 거야.”
“나도 언니 생각했는디....... 지금이라도 가고 싶다.”
“미안해! 이럴 줄 알았으면 너 오라고 할 걸 그랬다.”
옆에서 듣고 있던 예지는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다르와 민지가 함께 있는 쪽으로 갔다. 은비와 미수는 가만있지 않고 유람선 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는 손에 새우깡을 들고는 갈매기들이 몰려오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유람선은 동작대교를 돌아 다시 여의도로 40분 만에 돌아왔다. 예지와 다르는 다음 코스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따라 달리기로 생각을 나누었다. 크루즈에서 내린 친구들은 배가 고프다고 했다. 그래서 좀 떨어진 곳에 세븐일레븐이 있었다. 다르와 친구들은 모두 세븐일레븐에서 사발라면을 먹었다. 그때에 미수가 요란스럽게 떠들었다.
“얘들아~ 여기 너무 웃기지 않니? 시장터도 아닌데 이렇게 일렬로 끓여 먹게끔 만들어놨어!”
“그래, 하지만 우리가 일렬로 서서 다 같이 동시에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어서 좋다야~”
“참 편리하게 만들었다. 누구나 쉽게 와서 끓여 먹으니....... 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좋다.”
누구 하나 조용히 먹는 친구가 없다.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사발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다르와 친구들은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 자전거 대여점을 발견을 했다. 이때 예지가 앞서가면서 말했다.
“얘들아~ 우리 자전거 타자! 그리고 한강변을 따라 달려보지 않을래?”
“좋아!”
다르의 친구들은 모두 좋다고 했다. 먼저 예지가 자전거를 하나 골랐다. 그러자 은비가 재빨리 자전거를 골랐다. 그리고 이어서 다르와 민지가 자전거를 골랐고, 미수가 맨 나중에 자전거를 골랐다. 그리고 다르와 친구들은 신속하게 페달을 밟았다.
맨 앞서 나간 예지와 민지의 자전거가 달렸다. 그리고 그 뒤에 다르와 은비와 미수가 따라 달렸다. 정말 가을바람을 가로질러 쏜살같이 자전거는 달리고 있었다. 참 다르와 친구들은 자전거를 잘 타는 것 같다. 맨 앞에는 예지의 자전거가 달리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 다르와 민지의 자전거가 달리고 있었고, 그 뒤를 은비와 미수의 자전거가 달리고 있었다. 마치 자전거 선수처럼 제법 잘 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자전거는 마포대교를 지나 국회 쪽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맨 앞에 달리는 예지의 자전거는 여의서로를 지나 여의동로를 진입할 때에 민지의 자전거가 다르의 자전거를 앞질러 나아갔다. 그러자 다르는 빙그레 웃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다르의 자전거 바로 뒤에서 은비의 자전거와 미수의 자전거가 서로 경쟁하듯이 바싹 달라붙어서 달리고 있었다. 결국 미수의 자전거가 은비의 자전거를 앞질러 달리게 되었다. 그러나 의욕이 많은 은비로써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은비는 자전거의 페달을 더 빨리 밟아가면서 미수의 자전거를 앞질러 가려고 했다. 그런 은비의 자전거를 미수의 자전거가 길을 막아서며 달렸다. 그러다 보니 은비의 자전거나 미수의 자전거는 더 빨리 달리수가 없었다.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은비의 자전거와 미수의 자전거는 다르의 자전거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렇게 달리던 자전거는 어느덧 여의도 둘레길 자전거도로를 반 이상을 돌아서 여의도 반포 자전거길 교차로에 이르렀다. 그러자 예지는 자전거를 서서히 멈추고는 모두 잠시 쉬자고 했다. 곧이어 민지의 자전거가 들어오고, 다르의 자전거가 들어오고, 은지의 자전거와 미수의 자전거가 동시에 들어왔다. 이들이 63 빌딩 아랫길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여의도 63 빌딩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는 63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일층 매점 앞에 의자에 모두 앉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에 63 빌딩 안으로 어린 소녀가 홀로 들어오는 것을 먼저 발견한 미수는 눈이 커졌다. 그리고는 은비에게 손을 뻗어 툭 팔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은비야, 저기 어린 소녀가 꼭 인선일 닮았다. 그치?”
“응? 누구?”
은비는 미수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면서 어린 소녀를 보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에 있던 다르와 민지와 예지는 은비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은비는 소리를 지르며 그 어린 소녀에게로 달려갔다.
“니, 인선아이가?”
“인선언니! 나다. 인선이다.”
“니가 어떻게 여기에 오노?”
“엘로이 천사랑 함께 왔는디.”
“뭐시라? 엘로이 천사랑 왔다고? 너 혼자잖아?”
“어? 어디 갔는겨? 여기 들어올 때까지 같이 있었는디.”
이때에 다르와 예지와 민지가 벌떡 일어나 인선에게로 왔다. 그리고 미수가 천천히 따라왔다. 언니들은 인선이를 둘러싸고는 반가워서 돌아가며 안아주고 그랬다. 그리고는 인선일 데리고 매점 앞으로 왔다. 그리고 은비가 매점 안으로 인선이를 데리고 들어가서는 음료수를 하나 사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인선은 은비 언니 옆에 의자에 앉았다. 인선일 유심히 바라보던 다르는 인선에게 물었다.
“너 뭐 하고 있을 때 엘로이가 나타났니?”
“난 언니랑 통화를 한 후에 창문에 앉아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 동안 그러고 있는데, 엘로이 천사가 내 옆에 와 앉아 있었어. 난 깜짝 놀랐어. 처음엔 웬 아주머니가 내 옆에 있나 했지. 그랬더니 엘로이 천사가 ‘인선아! 서울 언니한테 가고 싶지?’ 그러는 거야. 그래서 ‘응!’하고 아주머니를 쳐다보니깐 엘로이 천사였어. 난 너무나 기뻐서 엘로이 천사를 꼭 안았지. 천사도 날 꼭 안아주는 거야. 너무나 행복했어. 그러자 어느새 여기 63 빌딩 앞에 와 있는 거야. 그래서 엘로이 천사에게 물었지. ‘왜? 여기로 왔어?’ 그랬더니 저 안에 언니들이 있다고 했어. 그래서 엘로이 천사랑 함께 안으로 들어왔지.”
“너 혼자 들어오던데. 엘로이 천사는 없던데........”
미수가 나서서 말했다. 그러자 은비도 너 혼자 들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선은 아쉬운 듯이 주변을 돌아보며 살폈다. 그리고는 언니들을 들러보면서 말했다.
“언니야! 정말이다. 내가 어떻게 여기 언니들이 있는 줄 알았겠어? 그리고 어떻게 여기에 올 수가 있었어?”
“그래, 그래. 널 믿는다. 네가 기차 타고 올 일은 없지. 시간이 그렇고. 어떻든 반갑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인선이를 위해 63 빌딩 관람이나 하자!”
다르가 그렇게 말을 하자. 모두 좋다고 했다. 그러자 예지가 나서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관람하려면 경비가 부족할 것 같은데........ 혹시 너희들 가진 돈은 있어? 있으면 내놔봐!”
“예지언니야! 나 돈 있다. 엄마가 언니랑 쓰라고 돈을 줬다.”
“뭐? 그럼 너의 엄마도 엘로이를 본 거야?”
“마침 엘로이랑 있을 때에 엄니가 들어왔다가 놀라셨다가 엘로이 천사가 상황설명을 해주어서 엄니도 이해를 하시고 용돈을 줬다.”
“그렇군! 그러면 그렇지. 어린 소녀를 홀딱 여기로 데려올 리 없지. 그럼 인선엄마는 얼마나 걱정했을꼬~”
“자, 그럼 이제 슬슬 관람이나 하자. 먼저 지하에 있는 ‘아쿠아플라넷 63’부터 구경을 하자.”
“좋아!”
그래서 인선은 예지 언니를 따라 은비언니의 손을 잡고는 언니들이랑 지하실로 내려가 아쿠아리움을 구경을 했다. 그리고 인어공주 공연도 보았다. 어여쁜 아가씨가 인어공주처럼 옷을 입고는 수족관 안에서 다양한 쇼를 보여주었다. 인선이만 좋아하지 않았다. 언니들도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다. 바다의 여럿 생물들, 물고기와 다양한 해초류와 혹가오리, 가오리, 펭귄, 전기뱀장어, 피라니아, 곰치, 수달, 철갑둥어, 물총물고기, 악어 등을 구경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라했다. 그렇게 관람을 하고는 다시 63 빌딩 전망대로 향했다. 63 빌딩의 높이는 지하 3층과 지상 60층으로써 높이가 249.6m나 되는 건물이었다.
은비는 인선이 손을 꼭 잡고 예지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르는 민지와 미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가 상승을 하자 모두들 놀라서 긴장을 했다. 곧 전망대에 엘리베이터가 도착을 하자 안내 아가씨가 설명과 함께 안내를 해주었다. 그래서 다르와 친구들은 모두 전망대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전망대는 직사각형의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전망대에 일부는 미술전시가 열려있었다. 예지는 인선에게 망원경을 보도록 해주었다. 인선은 남산을 망원경으로 보더니만 언니들에게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언니야~ 남산에 사람들이 다 보여! 매우 가까이 보여! 너무 신기하다.”
그러자 언니들도 차례로 망원경으로 남산을 바라보았다. 정말 남산에 사람들이 자세히 보였다. 그리고 여의도의 도시들을 바라보았다. 여의도에 차들이 다니는 것을 자세히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서울의 가장 서쪽에 있는 가양대교에서부터 원효대교에까지 차량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아주 작게 보였다. 그렇게 인선이는 은비언니의 손을 잡고는 전망대 둘레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그러는 동안에 어느덧 해가 기울어 하늘이 붉게 물드는 모습이 한강 위에 어울려 보이는 것을 바라보던 인선은 너무나 감탄을 했다.
“언니, 언니야~ 저기 봐! 너무 멋지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서 한강도 더 멋지게 보인다.”
“어머~ 그래 황홀하구나. 마치 부끄러워하는 듯이 말이다. 그렇지?”
은비가 그렇게 말하자 모두 말없이 노을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 하늘에 붉은 물이 한강으로 내려와 흐르는 듯이 너무나 황홀해 어찌할 바를 언니들은 몰라해 하였다. 이때에 예지가 잘 보이는 쪽에 자리를 잡고는 모두 와서 앉아서 보라고 소리쳤다. 우르르 자리로 와 앉은 인선과 언니들은 여전히 노을에 넋을 잃고 앉아 있었다. 그러자 예지는 차례차례 음료수를 가져다 날라주어 탁자 위에 하나씩 놓아주었다.
“그만 멍 때리고 주스나 먹자!”
“어? 그래 얘들아~ 주스 먹으면 보자.”
다르가 정신을 차리고는 먼저 주스를 손에 들고는 인선이와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그때서야 민지도 은비도 미수도 인선이도 주스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면서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는 서로 뭔 얘기인지 수다에 빠지고 말았다. 아마도 부산 앞바다와 목포의 바다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전에 여행했을 때에 기억들을 서로 나누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때에 예지의 핸드폰에 전화가 왔다. 예지의 어머니의 전화였다.
“언제 집에 올 거니? 어두워지고 있다.”
“네, 곧 갈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니?”
“우린 63 빌딩 꼭대기에 전망대에 있어요. 이제 슬슬 내려갈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때에 약속이나 한 듯이 다르의 어머니도, 민지의 어머니도, 은비의 어머니도, 미수의 어머니도 전화를 해왔다. 여기저기 친구들의 핸드폰이 울리고 야단이었다. 모두들 예지와 같은 대답을 했다. 곧 간다고 말이다. 예지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친구들에게 말했다.
“이제 내려가자!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가는 게 좋겠어.”
다르, 민지, 은지와 인선이, 그리고 미수가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3 빌딩 1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자전거 있는 곳으로 갔다. 예지가 먼저 자전거에 타고, 다음은 다르와 민지, 그리고 미수와 은비, 인선이는 은비언니의 자전거 뒤에 탔다. 그리고는 다시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달렸다. 한강의 노을이 점점 어두워져가고 있었다. 달리는 자전거의 그림자가 길게 밀려나고 있었다.
모두 자전거 대여한 곳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각자의 자전거를 반납을 하려고 하는데, 너무 늦게 반납한다고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 그러자 예지와 다르는 항의를 했다.
“아저씨! 언제까지 반납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잖아요. 알려주었어야죠.”
“여기 이렇게 쓰여 있는데 너희들이 보지 못한 모양이다. 어떻든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우리가 먼 데서 왔어요. 그러니 잘 모를 수 있잖아요. 그러니 좀 봐주시면 안 돼요?”
“어디서 왔는데? 서울 애들이 아니냐?”
“저희 인천에서 왔어요. 모처럼 즐겁게 잘 탔는데......... 좀 봐주세요? 아저씨!”
“그래? 그럼 반만 내거라! 많이 생각해 준 거다.”
예지는 인선이 어머니가 주신 용돈으로 63 빌딩 관광도 할 수 있었고, 자전거 대여 추가금을 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예지는 인선일 보면서 말했다.
“인선아~ 미안하다. 자전거는 우리만 탔는데 인선 어머니께서 주신 돈으로 보태게 되어 미안하다. 이해해 줘~”
“괜찮아요. 이제 어디로 가요?”
“집에~ 우리 집으로 가는 거지. 인선이도 같이 가자!”
“야! 같이 가자가 뭐야? 그럼 안 데리고 갈 뻔했던 거야?”
은비가 섭섭해서 에지의 어깨를 툭 치면서 불만을 토해냈다. 그러자 인선은 은비언니에게 그러지 말라고 손을 흔들었다. 이때에 민지가 근심스러운 표정을 하면서 인선일 바라보며 말했다.
“참! 인선이는 목포로 어떻게 가니?”
“내일이 토요일이잖아~ 그러니 우리랑 더 있는 거지. 그렇지? 인선아~”
“은비언니야! 낼도 언니랑 있고 싶다.”
“그래, 우리 집으로 가자!”
은비는 인선의 손을 잡아끌며 앞서 갔다. 예지도, 다르도, 민지도, 미수도 은비의 뒤를 따라갔다. 이들은 여의도 나루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는 주안역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각자 흩어질까 하다가 뭔가 아쉬움이 있는지, 예지가 말했다.
“여기서 헤어지는 것보다는 우리 집에 가서 저녁식사하고 가자.”
“그럴까? 괜찮겠니? 니 어머니께 말이다.”
“야, 미수! 넌 우리 엄마를 뭐로 보니? 애들이 집에 오는 걸 대개 좋아하셔~”
“맞다. 이왕 늦은 거. 우리 예지네 가서 저녁 먹고 가자.”
다르는 친구들을 토박이며 좀 더 같이 있자고 말했다. 민지도 은비도 좋다고 했다. 인선은 은비언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예지는 인선의 손을 잡아끌면서 앞서 집으로 향했다. 그러자 은비랑 다르가 뒤따르고, 민지와 미수가 뒤따랐다. 집에 도착한 예지는 먼저 어머니께 인사를 했다.
“엄마! 우리들 왔어요. 배고파~”
“그래, 어서들 들어와! 이미 준비 다해놓았다. 손 씻고들 이리로 와 앉아요.”
“네,”
예지와 친구들은 우르르 세면실로 들어갔다. 그 좁은 세면실에 몽땅 들어갔다. 잠시 후에 예지와 인선이 그리고 은비와 다르와 민지와 미수가 차례로 세면실에서 나와서는 거실로 갔다. 그때에 거실에는 어머니들이 여럿 있었다. 다르 어머니, 민지 어머니, 은비 어머니가 와 계셨다. 애들은 그만 거실 입구에 얼어버린 동상처럼 뻣뻣이 서 있었다.
“뭐 해? 어서들 와서 앉아라!”
“아니 어머니들이 다 모였네요?”
“그럼, 너희들만 놀러 가고....... 우리도 모였지 롱~ 자 와서 식사해라! 인선이도 왔네. 미수도.......”
“뭐? 인선이가 왔어요? 어디~”
어머니들이 부엌에서 우르르 나오시더니 인선이를 보자 서로 껴안아주었다. 인선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래, 어떻게 왔어? 혼자 온 거니? 어머니는 잘 계시고.......”
“어머니들, 인선이 정신 못 차리잖아요. 천천히 물어보세요.”
예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어머니들은 우르르 부엌으로 도망을 갔다. 잠시 후에 곧바로 음식들이 나왔다. 추석명절에 남은 음식들이 가득했다. 예지는 친구들이 미안한 생각에 또 소리쳤다.
“엄마! 이건 추석에 먹던 것들이잖아요.”
“얘들아~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덕분에 남은 음식들을 처분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고맙다. 잘 먹으라~”
“치~ 얘들아 먹자!”
예지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먼저 수저를 들었다. 친구들도 수저를 들어 생각보다 맛있게 먹었다. 아니 배가 많이 고팠던 거지. 예지 어머니가 마실 음료수를 들고 나오시다가 놀란 척하며 말했다.
“어매~ 맛있게들 다 먹었네! 예쁘기도 하셔라~ 이것도 먹어봐!”
애들은 전혀 요동하지 않고 침착하게 주는 대로 받아먹었다. 음료수라기보다는 식혜에다 사이다를 섞은 것이었다. 이제 배가 부르자 예지는 친구들을 일으켜 방으로 들어갔다. 예지의 방은 생각보다 넓지 않는데도 친구들이 모두 들어갔다. 이때에 은비가 오빠 방을 기웃하면서 말했다.
“쌍둥이 오빠들은 방에 없나 봐~ 조용해!”
“여행 간다고 그랬어! 연휴라고 하면서 추석날 지내고 오늘 바로 떠났어!”
“어디로? 오빤 좋겠다.”
“은비야, 너도 따라가고 싶으냐? 잘 생각해라!”
“넌 툭하면 질투하더라~ 내가 뭐 너의 오빠를 뺏을까 봐 그러니?”
“아냐! 치워줬으면 좋겠어. 귀찮아~”
“그래? 내가 네 오빠한테 말해줄게. 귀찮다고 말이야!”
“너 죽을래? 보자 보자 하니깐 못하는 말이 없구나.”
“둘이 그만해라. 우리 들러리냐?”
“민지야, 미안해! 모처럼 미수도 왔는데........ 뭐 좋은 거 없을까?”
“그건 그렇고. 인선에게 해줄 것 없을까?”
“미수야, 넌 왜 ‘우리들의 소리’에 안 들어오니?”
“미안해, 좀 어색해서 말이야. 너희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잖니? 그런데 난 없어서 말이야.”
“무슨 이유? 이미 우리와 함께 하기로 했잖아? 우리들의 소리그룹도 같이 만들었잖아!”
“그렇구나! 미안해~ 예지야.”
“그러지 말고, 지금 들어가 보자! 린다도 줄리아도 하루도 궁금하잖아~”
“오케이!”
예지는 곧바로 책상 위에 있던 노트북을 가져와 다 같이 할 수 있도록 탁자 위에 놓았다. 그리고 ‘우리들의 소리’ 그룹 창을 열었다. 모두들 머리를 하나로 모아서는 열린 우리들의 소리의 메일 내용을 살폈다. 그랬더니 이미 린다와 줄리아가 들어와 있었다.
“안녕들 해요! 나 줄리아예요. 거긴 추석명절이라고 린다가 그러던데....... 뭐 해? - 줄리아”
“와~ 줄리아가 먼저 들어와 있네? - 예지”
“여기 봐~ 린다도 들어와 있어!”
예지가 먼저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서 다르, 민지, 은비, 미수 그리고 나중엔 인선이까지 차례로 글을 올렸다.
“반갑다. 줄리아! 린다! 지금 몇 시니? - 다르”
“나도 반갑다. 잘 있지? - 민지”
“린다줄리 안녕~ - 은비”
“오~ 반가워~ 린다와 줄리아! - 미수”
“린다 언니, 줄리아 언니~ 저 인선이에요. - 인선”
그렇게 차례로 인사 메일을 나누자 린다와 줄리아는 너무 기뻐서 서로 누가 먼저냐 식으로 글이 들어왔다.
“어머, 어머, 인선이도 있었네? 모두 함께 있는 거니? 방가 방가~ - 린다”
“반가워요. 모드 같이 있네요. 나도 거기 가고 싶어요. -줄리아”
“그래~ 못 올 것은 없지. 크, 크, 크 - 은비”
“오버하지 마~ 이렇게 다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게 어디냐? - 예지”
“그래 맞다. 마음을 자제하자! 그리고 좋은 소식도 나누자! - 다르”
“거기 날씨는 어떠니? 오늘 여긴 너무 날씨가 좋았어! 노을도 봤지. - 민지”
“미국은 숲이 많아서 단풍이 멋있다고 하던데....... 한 번도 안 가보았지만. - 미수”
“언니들 보고 싶다. 나 오늘 엘로이 천사를 만났다. 서울로 데려다줬어! - 인선”
“어머! 정말? 인선이 좋겠다. 엘로이를 만났어. 왜 우리한테는 안 와? - 린다”
“그래서 언니들이랑 같이 있군요. 인선 씨! - 줄리아”
“야! 인선 씨가 뭐니? 아가씨냐? 인선아 해라~ 줄리아! - 은비”
“미안, 미안해요. 아직 한국어 배우는 중이야. 너무 어렵다. 한국어~ - 줄리아”
“맞아~ 우리말이 어렵지. 존댓말과 낮춤말이 있어서 그럴 거야. - 미수”
“오늘 어디 놀러 갔었니? 느낌이 그래~ -린다”
“응, 서울 한강공원에 갔다 왔지. 63 빌딩도 가보고. 자전거도 타고 그랬어. - 예지”
“재미있었겠다. 한강공원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 - 줄리아”
그렇게 예지네 집에서 늦도록 친구들, 다르와 민지와 은비와 미수 그리고 인선이까지 ‘우리들의 소리’ 그룹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는 일본에 있는 하루도 끼어 들어왔다. 이제는 다르와 친구들은 직접 만나지 않아도 언제든지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 좋아했다. 그런데 문제점이 없는 게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종종 밤늦도록 컴퓨터를 켜놓고 서로 대화를 하느라 밤새는 날이 자자하였다. 이런 모습을 부모님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도 예지와 다르 그리고 민지와 은비가 서울에 놀러 간 것을 알고 계셨던 어머니들은 그 틈을 타 어머니들끼리 모여서 역시 수다를 했었던 것이다. 그 어머니나 그 자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단 나이가 들고 안 들고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어머니들은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남편도 집에 있고 하니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애들만 여전히 예지의 방 안에서 시시닥거리면서 밤을 새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