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파리와 왕파리 그리고 똥파리
[엽서 우화 편]
by trustwons Feb 13. 2022
쉬파리와 왕파리 그리고 똥파리
어느 무더운 봄날이었다. 길가에 소똥이 있었다. 소가 방금 싸고 지나갔나 보다. 소똥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고 있었다. 십리 밖에 있는 쉬파리가 소똥 냄새를 맡았다.
“히야~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쉬파리는 그렇게 외치면서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쌩~ 하면서 날아갔다. 한편 오리 밖에 사는 왕파리도 이 소똥 냄새를 맡았다.
“어허~ 어디서 요런 냄새가 나는고?”
왕파리는 푸드덕 날개를 펼치며 하늘 높이 솟아 올라갔다. 그리고 소똥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벌써 쉬파리가 먼저 와서 소똥을 혼자서 즐기고 있었다. 쉬파리는 소똥 위에 덥석 앉았다가는 날아오르고 다시 앉았다가 날아올랐다. 쇠파리는 따끈따끈한 소똥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에 얼굴이 빨개졌다.
“우와! 이 맛 좋은 냄새….”
“어휴! 푸짐하구나.”
이때에 왕파리가 날아와서 고함치며 소똥 옆 자리에 앉았다. 왕파리는 커다란 소똥을 바라보면서 앞발로 입술을 비비며 입맛을 다시고 살살 소똥으로 다가갔다.
“어디서부터 먹을까?”
왕파리가 소똥으로 다가오자 쉬파리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는 왕파리에게 말했다.
“이 똥은 내 거야!”
깜짝 놀란 왕파리는 눈을 왕방울만큼 크게 뜨고는 쉬파리에게 말했다.
“뭔 소리야! 이 똥은 내 거지.”
쉬파리와 왕파리는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때에 똥파리가 날아왔다.
“싸우지 말라! 이 똥은 내 거다.”
똥파리는 똥배에 힘을 주면서 소리쳤다. 쉬파리와 왕파리는 깜짝 놀랐다,
“어째서 네 거냐?”
쉬파리와 왕파리는 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똥파리는 더 크게 소리쳐 말했다.
“왜냐고? 내 이름이 똥파리야. 그러니 내 거지.”
쉬파리와 왕파리는 멍하니 똥파리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못했다. 똥파리는 곧 자기의 똥파리들을 불렀다. 소똥 위에 가득 덮어버린 똥파리들은 곧 똥파리 세상을 만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