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하늘이의 편지

[知言]

by trustwons


진리를 알자

『The true light that gives light to everyone was coming into the world.』(John1:9)

-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들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다.] -


119. 하늘이의 편지


『축복 중에 자신의 운명이 끝날 때를 미리 안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던가?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편히 죽는 게 소원이라고 말하지 않던가? 그래서 장례식장에 조문을 가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어떻게 세상을 떠나셨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고 이하늘은 열 달의 태중에서는 정상적으로 자랐으며, 세상에 나오는 순간에 모든 것이 닫혀 버린 것이었다. 볼 수 있는 눈도, 들을 수 있는 귀도 그리고 말할 수 있는 입도 닫혔던 것이었다. 그렇게 닫힌 인생을 그녀는 사십 년을 살아온 것이었다. 이제 그녀는 세 번째 인생을 하늘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것도 정상적으로 말이다.

이제 의사의 판정에 따라 YS 장례식장에서 장례일정을 잡게 되었다. 광일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광일이가 모시고 집으로 갔다. 그리고 고 하늘의 남편인 강인이는 무거운 심정으로 장례절차를 따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일에 목사님도 거들어 주신 후에 교회로 돌아갔다. 모든 장례준비를 마친 강인은 텅 빈 장례실 안에 홀로 남겨져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가 직장에 전화를 걸어서는 장례기간 동안을 휴무로 신청을 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광일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느냐 자신의 아픈 마음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엄마의 소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에 할머니는 점자타자기 옆에 놓여있는 봉투를 발견하였다.

“광일아! 이건 뭐니? 웬 편지봉투가 있지?”


광일은 할머니로부터 봉투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봉투 안에서 종이를 꺼냈을 때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였던 것을 알았다.

“할머니, 이건 엄마가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전하는 편지 같아요. 최근에 쓴 것 같아요.”

“그래?”


할머니는 광일에게서 하늘이의 편지를 받아서는 내용을 읽었다. 편지내용은 이러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워주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어요. 이제는 저를 놓아주실 때가 온 것 같아요.

어머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저 같은 못난 자식이 태어나서 한 번도 제 곁을 떠나시지도 못하시고, 지켜주시고, 돌보아주시고, 키워주시고.........

그리고 이렇게 주님을 알게 해 주시고 믿음을 가지도록 기도 많이 하신 것도 전 알고 있었어요. 이제는 저에겐 하늘 아버지, 주님뿐인 것을 아시지요? 그래도 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않을 거예요. 저 하늘나라에 가셔도요. 그리고 아버지께도 묵묵히 저를 응원해 주시고 깊은 사랑을 해주셔서 제가 흔들리지 않게 하여 주신 것도 잘 알아요. 혹시 아버지께서 저로 인해 마음이 상하시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요. 원래 내색하지 않는 깊은 사랑에는 상처가 더 크다고 하셨어요. 어머니께서 아버지를 많이 위로해 주셔요. 그리고 이젠 두 분이 마음 편하게 여행도 하시고 즐겁게 지내시다가 저를 만났으면 해요. 저 때문에 어딜 먼 것으로 여행도 못 가시고, 편안하게 지내시지도 못하셨잖아요.

또한 사랑하는 강인 씨와 사랑하는 광일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마음을 꼭 전해주셔요. 참으로 고마운 강인 씨예요. 그분이 아니었으면, 저는 정말 사랑을 다 알지 못하였을 거예요. 저는 그분을 통해서 더욱 하나님을 가까이 다가갈 수가 있어요. 주님이 그리셨어요. 네가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나, 이제 넌 강인을 통해 사랑을 나누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그리고 네가 자식을 낳음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라고요.

이제는 강인 씨와 광일이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돌보아 주실 거예요. 제가 없더라도 어머니, 아버지, 강인 씨와 광일이랑 함께 행복하게 사셔요.

어머니, 제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나야 했는지를 깨달았어요. 물론 어머니로부터 태어났지만, 만일 제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저는 하늘나라에 갈 수가 없었을 거예요. 하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내가 천지를 창조하기 전에 이미 하늘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그 나라에 들어갈 내 자녀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억지로 내 나라에 들어가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아니? 그것은 너처럼 장애를 가진 자뿐만 아니라, 그러니깐 장애는 아무 조건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장애가 너를 나에게로 인도하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란다. 너처럼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은 특별히 선택받은 나의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기대했다. 그것을 알겠니? 너처럼, 모든 어린아이들은 다 나와 같은 형상을 지녔었단다. 그런데 그들이 자라면서 악한 것을 배우면서 내 형상을 잃어버리고 있단다. 그래서 내 아들이 말하지 않았니?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고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이다. 이 뜻을 너는 알게 될 거야. 너는 참으로 놀라운 아이였다. 불행하게 태어났는데도 어찌 그렇게 평온할 수 있었니? 그것이 너로 내 딸이 되게 한 것이란다. 그 평온이 어디서 오는지도 알겠니? 그것은 바로 진실성이란다. 내가 아담을 창조할 때에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자 했을 때에, 거기에는 사람이 스스로 행하고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의지, 즉 자유의지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자유의지에 따라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겠지.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겠니? 그러나 그 자유의지에 따라 사람의 인생은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란다.

보아라! 너는 특별한 존재인 걸, 즉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으니, 너는 그 자유의지를 악하게 사용하지 못하지 않았니? 그러므로 너는 선한 길을 가려고 하고, 가게 되었던 것이지. 선한 길을 가면 갈수록 진리를 깨닫게 된다. 네 인생이 사십 년이면 충분하지 않겠니? “


어머니, 이제 아시겠지요? 제가 세상을 떠났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아버지께도 강인 씨에게도 광일에게도 말해주세요.

오늘 하늘 아버지께서 저를 데려가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글로 전해요. 제가 말을 못 하잖아요.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주님의 은혜로운 삶을 사셔요.

사랑하는 딸 이하늘 올림. 」


광일이 할머니는 편지를 읽으시면서 연시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이를 옆에서 바라본 광일은 할머니의 편지를 같이 보면서 할머니를 꼭 안아주었다. 편지를 다 읽은 할머니는 광일에게 전해주면서 할아버지께도 보여드리라 말했다. 광일은 엄마의 편지를 할아버지께 드렸다. 할아버지도 역시 고 하늘의 편지를 읽으시면서 눈물을 흘리시고 말았다.

<이하늘의 인생소설. 어둠의 사십 년 중에서>



[지담(知談)]

드디어 볼 수도 없고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이하늘은 소천(召天), 즉 하늘의 부르심을 받고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찌 보면 가련하고, 어찌 보면 잘된 듯싶다. 하지만 인간세상에서는 그렇게 미련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이 가벼운 일은 아닌 것이다.

오래전, 직장에서 알게 된 동료이자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분이 있었다. 그는 첼리스트이면서 음악교사였다. 그는 나를 많이 의지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멋쟁이였다. 그는 부모가 외교관이어서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학을 한국에서 다녔으며, 부친을 일찍 잃고 형들은 장가를 갔으며, 홀로 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늦도록 함께 살아왔었다.

그런 그에게 50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홀로 되자 술과 담배에 의존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가 나를 알게 된 후에는 그는 술과 담배를 끊었다. 그와 함께 국내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러던 날에 그가 유럽여행에 대해 말하면서 함께 가자고 했고, 유럽여행준비를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일 년 가까이 유럽여행준비를 해오다가 6개월을 남겨놓고 그는 폐암이 심해져서 함께 유럽여행을 가지 못하자 나의 가족만이라도 유럽여행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런 그는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에 일 년 만에 다시 암이 온몸에 퍼져 재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때에 그는 나에게 의사에게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해서 알아보니 10월을 넘기기 어려울 거라고 했다.

나는 깊은 생각 없이 사실대로 그에게 그대로 말을 전했다. 그랬더니 그는 너무나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먼저 하늘나라에 갈 테니, 나중에 오게나.”


나는 그러 마 하고 응대를 했다. 그런 후에 그는 4개월만 살고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 그를 세상에서 보내고 난 나는 너무나 괴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에 그를 위해 시를 읊었다. 그 시는 이렇다.


[먼저 가니 나중에 오게]

친구여!

자네가 너무 보고 싶다네.

하늘이 참으로 맑은이.

이 맘 때이었지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유럽여행을 말했었지.

말하지 않고도 갈 수 있다고

점심때가 되면

늘 함께 식사하곤 했었지.

그러던 자네가 떠난 지

오늘이 꼭 팔 년이 되었네.


친구여!

자네가 너무 보고 싶다네.

유럽여행을 꿈꾸며

함께 여행준비를 하던 날이

엊그제일 같구먼.

그러던 자네가 폐암이라니

마음이 너무 아팠네.

하지만 자네가 더 힘들었을 거야

생각나는가?

대천 바닷가를 바라보며

회를 먹었던 날

여자 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양양공항에 비행기 타고 간 날

결국 우리 그냥 돌아왔었지.


친구여!

자네가 너무 보고 싶다네.

왜 그리 빨리 가야 했나

늘 외로워했었지.

랍스터를 먹고 싶다고

유럽 가면 꼭 먹어보라고

결국 함께 떠나지 못했지

홀로 떠나는 나에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런 자네가

병원에 입원했을

나는 너무 외로웠다네.


친구여!

자네가 너무 보고 싶다네.

침상에 누워 힘들어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네.

의사에게 물어보라고 얼마나 사는지

시월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지.

그래서 내가 말했지,

하늘 갈 준비나 하라고

자네는 태연하게 응했네,

내가 먼저 가니 나중에 오게

결국 시월에 자네는 말없이

내 곁을 떠나갔지

내 마음은 눈물로 젖어버렸네

오늘 밤

자네가 너무 그립네.

(2004년 10월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 조윤용 선생)


그러니 사랑하는 딸 하늘이를 떠나보내고, 그것도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 시청각장애인에다 말도 못 하는 딸을......... 거기에 사십 년만 살고 세상을 떠났으니,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아니 거기에다 사랑했던 남편 강인이나 아들 광일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처럼 세상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가장 큰 슬픔이면서 고통인 것이다.

그런 글을 쓰는 저자는 어떠했겠는가? 그렇지만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영혼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이 한 번만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참으로 놀라운 우리말에서 ‘삼세번’이란 단어가 있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라는 뜻이겠지만, 더 깊이 살펴보면, 인생도 삼세번이라는 걸 말이다. 산모의 태중에 인생과 출생하여 산 인생과 저승에서 살 인생이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설계해 놓으신 하늘나라인 것을 하늘은 굳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을 사는 동안에는 선한 열매를 맺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것이 창조자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만일, 세 번째 인생이 없다면, 그토록 선한 열매를 맺는 삶을 살 필요가 있겠는가? 마치 세상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악착같이 살려고 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이든 가리지 않고 행하고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이 볼 때, 하늘의 인생은 비참하게 보일 것이다. 한 번도 세상을 보지 못하고 산 인생을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래서 진리가 세상에 존재했던 것이다. 아니 하나님은 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기 위해 진리라는 등대를 세우신 것일지 모른다.

그렇게 어둠의 사십 년의 인생을 산 하늘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바라보며, 오직 진리에 눈이 떠 온전한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차분히 그리고 진실하게 한 걸음씩 인생을 살아갔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 예수가 날 때부터 소경 된 자의 눈을 뜨게 한 것처럼, 그녀는 진리에 눈이 뜨게 되었고 믿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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