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일]
전날에 한 노인이 집안 정리하던 중에 오래전에 직장에서 은퇴를 할 때에 사랑하는 제자들에게서 이별의 아쉬움에 작은 선물로 준 18k금반지를 보게 되었다. 반지의 마크에는 물(物)이란 한자로 글씨가 있는 매력적인 반지였다. 노인은 반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살며시 넷째 손가락에 끼어보았다. 너무 작아서 손가락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리저리 금반지를 끼어보고 만지더니 손녀에게 선물로 주면 되겠구나 생각하였다.
그리고 시중가격으로 얼마나 될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현시세로는 순금 한 돈에는 칠십 내지 팔십 만원 하였다. 그리고 18k금반지는 시중가격으로는 50만 원 정도였다. 노인은 잠시 놀라워했다. 요즘 국제사회의 경제가 매우 침체되어서 나라마다 어수선하고, 곳곳에 전쟁과 시위 등에 어수선하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금값이 상당히 뛰고 있었다.
노인은 잠시 창가에 하늘을 바라보며 인간 세상에 근심이 깊어져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장차 앞으로 어찌 될꼬? 그러면서 노인은 성경책을 펼쳐 보아도 눈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노인의 뇌 속에 스쳐가는 성경의 말씀들이 보여주는 것은 주님의 때가 매우 가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의 교차상태가 무겁다.
그렇잖아도, 찰리 커크의 죽음에 마음이 무거웠던 노인은 종종 주님의 뜻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미련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에 뉴스에서나 유튜브 상에서 보도되는 양상들에 사람들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들으면서 더욱 주님의 뜻이 무엇일까 하는 것에 마음이 꽂아 있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이미 진리의 혼란은 인터넷의 발전과 AI의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의 정신을 번쩍이고 있는 때에, 나라마다 혼란에 빠져있고, 진정한 국가관조차 매몰된 현실에서 인간들은 정말로 무감각적 의식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보아질 때에, 왜 주 예수는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최후의 만찬이라고 하는 유월절 전날에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친 예수는 일부 제자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서 기도하실 때에, 조금 떨어져 있던 제자들은 깊은 밤이라서인지 잠들어 있었다. 예수는 홀로 떨어져서 하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를 했다. 그도 역시 인간인지라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됨을 알지만 인간적인 두려움을 떨쳐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가 죽음을 두려워서가 아니다. 그는 인간의 육신의 연약함, 견딜 수 없는 고통, 혹시나 고통가운데 마음이 바뀌게 될까 하는 두려움 말이다. 그런 심정에 대한 염려함, 인간이기에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약해져서 딴마음을 가지게 될까 하는 것 말이다. 이러한 인간적인 마음, 고통에 못 이겨서, 의지가 꺾기고 마음이 바뀔까 하는 것은 우린 인간역사 속에서 많이 보았다. 이런 인간의 갈등을 예수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더욱 예수님의 희생에 깊은 공감을 가지게 되고 더욱 그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한 심정에 놓인 예수는 그래도 힘이 될까 하고 제자들 몇 명만, 아니 믿을 수 있는, 의지할 수 있는 제자들만 데리고 겟세마네에 온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마에 피땀을 흘리도록 애절하게, 간절하게 기도한 예수는 제자들에게로 왔을 때에 태평스럽게 잠든 모습에 얼마나 낙심되었겠는가?
그런데 예수는 자신을 염려하지 않고, 오히려 제자들을 염려하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제자들을 깨우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하고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묻고 엎드려 기도한 후에 제자들에게 왔으나 잠든 것을 보시고 얼마나 상심했겠는가? 그런데도 예수는 제자들을 염려하여 말하기를,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더냐?” 그리 말하고는,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그리 말하신 예수도 같은 심정임을 말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주님은 이 힘든 고비를 잘 넘기셨다. 그가 십자가에 달려 있을 때에 하늘을 향해 외쳤던 소리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이토록 그는 매우 절박한 심정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 아버지를 배반하지 아니하였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으며, 굳은 의지로 끝까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었던 것이었다.
그러했기에 오늘날에 수많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깨어나고, 예수가 말했듯이 추수할 것은 많은데, 추수할 일꾼이 부족하다고 한 대로 일꾼들로 제자들을 세우셔서 그들이 예수의 뜻대로 이 세상에 하나님의 자녀들을 찾아 나서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 복음이 땅 끝까지 이르러 전파되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마지막 부탁을 제자들로 이루어지도록 성령이 역사하시고 계셨던 것이다.
그러한 하나님의 뜻, 예수님의 가르침, 복음이 온 세상에 퍼져나가 이 한 노인에게까지도 추수할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노인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은 그러한 진리를 널리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일, 한 달란트의 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세상은 이 노인을 알지 못하나,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는 너무나 잘 아시기에 그에게 놀라운 일들을 보여주시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주님의 놀라운 일 가운데, 오늘 노인은 사랑하는 손녀에게 작은 선물로 주고자 했던 물(物)이 새겨진 금반지를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노인은 방안을 온종일 살피며 찾았다. 화장실에도 가보고, 난간에도 가보고 그랬다. 하지만 그 반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노인은 혹시나 변기통 속으로 빠져 들어갔을까 하는 심정으로 상심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쯤에 손녀가 찾아왔다. 노인은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손녀에게 토해내었다. 오히려 손녀는 할아버지를 위로해 주는 것이었다.
그때에 노인은 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서랍을 열려고 할 때에 그 밑에 잃었던 그 반지가 보였던 것이었다. 그렇게 주님께 잃은 반지를 찾게 해 달라고 얼마나 애절하게 기도했던가? 결국은 포기하고 상심하여 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너무 쉽게 그 반지를 찾게 되다니, 노인은 놀라고 감동을 했다.
“아~ 주님은 손녀가 올 때에 찾게 되도록 이 노인의 눈을 어둡게 하셨구나? 정말 주님은 서프라이즈!(surprise!) 어쩜 주님은 이렇게 멋질까?”
그렇게 외치며 그 반지를 사랑하는 손녀에게 내보였다. 그러자 손녀도 역시 기뻐하며, 그 귀여운 손가락에 금반지를 끼어보는 것이었다. 정말 하나님은 재미있으신 분이시다. 사람들은 종종 이런 놀라운 일을 만나면, 기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님을 잘 아는 노인은 기적이 아니라 주님은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내재하시면서 함께 교감을 나누신다는 것을, 마치 친구처럼 말이다. 주님도 오늘 노인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기뻐했을 것이다. 멋진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