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돌 두꺼비

[안데르센 동화 - 재창작동화 편]

by trustwons

3. 돌 두꺼비


어두워지려는 때에 한 신사가 가방을 등에 메고 바쁘게 산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은 산길이 어둡지는 않았다. 멀리 마을들이 보였다. 신사는 마을이 보이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거의 뛰다시피 걸었다. 갑자기 산길이 내리막길로 변했다. 신사는 토끼처럼 껑충 뛰듯이 걸었다. 신사는 얼마나 내려갔을까 눈앞에 마을이 훤히 보이지만 작은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가 보였다. 신사는 다리에 다다르자 다리 입구에 뭔가 시꺼먼 물체를 보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신사는 멈춰 섰다.


“뭘까?”


신사는 조심스럽게 그 물체에 다가갔다. 점점 더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신사는 그 물체를 잘 살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신사는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한 늙은 여인이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신사는 늙은 여인의 몸을 움직여 얼굴을 보려고 했다. 그때에 늙은 여인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으~ 으음.”


어둠 속에서 신사는 꿇어앉아서 늙은 여인을 일으켜 안았다. 그리고 늙은 여인에게 말했다.


“어디가 아프십니까?”


늙은 여인은 아무 말이 없었다. 신사는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신사는 등에 있는 가방을 벗고 늙은 여인을 업었다. 그리고 가방을 손에 들고 다리를 건너갔다. 다리를 건너온 신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집 한 채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사는 서둘러 그 집으로 향해 걸었다. 신사는 대문 앞에 이르자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여보시오!”


잠시 후에 문이 열리고 어린 소녀가 보였다. 신사는 그 소녀에게 말했다.


“실례지만, 좀 도와주시오.”


“무슨 일입니까?"

소녀는 이 밤중에 찾아온 신사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신사는 등에 업고 있는 늙은 여인에 대해 대충 설명을 하고는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소녀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면서도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안내를 했다. 소녀의 안내를 받아 신사는 늙은 여인을 방안에 눕힐 수가 있었다. 소녀는 호롱불을 켜서 들고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이 환하게 밝아지자 소녀는 놀라며 늙은 여인에게 달려가듯이 다가갔다.


“어머니!”


신사는 놀라서 뒤로 물러앉았다. 그리고 소녀를 바라보았다. 신사는 소녀에게 말을 했다.


“어머니시라고요? 그러면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쓰려지셨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모셔다 주셨으니 고맙습니다.”


소녀는 신사에게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신사는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리고 소녀의 어머니의 가슴에 대고 진찰을 했다. 신사는 의사였나 보다. 소녀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잠시 의식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좀 있으면 의식이 돌아올 것입니다.”


“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별말씀입니다. 제가 발견한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신사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다시 가방에 넣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소녀에게 말했다.


“방을 따뜻하게 해 주시고 깨어나시면 따뜻한 물을 드시게 하세요.”


“예, 고맙습니다. 밤이 깊었으니 저희 집에 묵었다 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지요.”


신사는 소녀의 안내를 받아 옆방으로 갔다. 그리고 편하게 잠을 잤다. 아침에 닭이 우는 소리에 깨어났다. 그리고 소녀의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 옆방으로 찾아갔다. 주변이 너무나 조용했다. 신사는 방문 앞에 이르러서 말했다.


“계세요? 좀 어떻습니까?”


방 안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신사는 다시 물었다. 그러나 아무 대답도 없었다. 신사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며시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신사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방문을 확 열었다.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불만이 그대로 있었다. 신사는 방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이불을 제쳐보았다. 이불 속에는 돌 두꺼비 하나가 있었다.


“뭐야?”


신사는 일어나 방을 나오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가져가~”


신사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다시 소리가 들렸다.


“가져가라니깐!”


신사는 멈칫했다. 그리고는 신사는 이불에 있는 돌 두꺼비를 손으로 집어 들었다. 그리고 가방 속에 넣었다. 그러자 또 말소리가 들렸다.


“그래, 그래야지.”


신사는 방을 나와 옆방으로 갔다. 거기에도 아무도 없었다. 부엌으로 가보았다. 거기에도 아무도 없었다. 신사는 마당으로 나왔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신사는 집을 나와 터벅터벅 길을 걸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신사는 마을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느 주막에 들렀다. 신사는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한 식탁에 앉았다. 신사는 쇠고기 국을 시원하게 잘 먹었다. 그리고는 주막을 나와 마을 쪽으로 계속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에 마주 보고 걸어오는 젊은이들이 신사를 바라보더니 말을 걸었다.


“어이, 양반~ 어디 가시오?”


“예?”


신사는 당황했다. 모르는 젊은이들이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어디 가냐고? 이 마을 사람인 아닌 듯싶은데.”


“아~ 예, 지나가는 길입니다.”


“어디로 지나가냐고?”


“이 마을을 지나 다음 마을에 손님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다음 마을? 걸어서?”


젊은이들은 한바탕 웃으며 신사를 에워쌌다. 그리고는 신사의 가방을 뺏으려고 했다. 신사는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고 버티었다. 젊은이들은 신사를 여기저기 마구 때렸다. 신사는 맞으면서도 가방을 꼭 품고는 끝까지 버티었다. 그때에 멀리서 아낙네들이 몽둥이를 들고 몰려왔다.


“야~ 이놈들아! 왜 또 사람을 패고 그러냐!”


젊은이들은 줄행랑을 쳤다. 쓰러진 신사를 아낙네들이 일으켜 세우고 부추겨서 데려갔다. 신사는 크게 다친 데는 없었다. 아낙네들은 신사에게 물을 가져다 마시게 하고는 신사를 보살폈다. 신사는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자 나이 들어 보이는 아낙네 한 분이 말했다.


“어딜 가시는 길입니까?”


“건너 마을에 가는 길입니다.”


“건너 마을? 꽤 먼 길인데……. 걸어서요?”


“예? 꽤 멀다고요?”


“그럼요. 꽤 멀지요. 마을버스가 오면 타고 가셔요.”


“버스가 지나갑니까?”


“그럼요. 하루 한번 지나가죠.”


“하루 한 번요?”


“가만있자. 오늘은 이른 아침에 이미 지나갔구먼요. 내일이나 돼야 겠구먼.”


“내일이요? 아~”


“여기서 묵고 가심 되겠네요.”


아낙네들이 그렇게 하라고 권유했다. 신사는 할 수 없이 또 하루를 보내야 했다. 나이 많은 아낙네가 방을 정해 주고는 모두 일하러 떠났다. 홀로 남은 신사는 방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툇마루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신사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돌 두꺼비를 꺼내어 이리저리 만졌다. 그러자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염려하느냐?”


신사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대답을 했다.


“건너 마을에 오늘 가야 하는데 걱정이 되네요.”


“그래, 네가 가야 할 곳을 말하면서 돌 두꺼비의 머리를 쓸어주렴.”


신사는 의아한 마음으로 무심코 돌 두꺼비 머리를 쓸어주었다. 그러자 순간 신사는 사라졌다. 어느새 신사는 건너 마을에 사는 한 여인네 집 앞에 서 있었다. 신사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신사는 문 앞에서 소리쳤다.


“제가 왔습니다.”


그때에 대문이 열리고 한 여인이 나왔다. 그리고 여인은 놀랐다.


“어머, 어인 일이십니까? 예고도 없이요.”


“예고라니요. 제가 이렇게 직접 왔잖습니까?”


“안으로 들어오세요.”


여인은 신사를 안으로 안내를 했다. 그리고 방안에 계신 나이 많으신 어머니를 소개했다. 신사는 여인의 어머니께 큰 절을 하였다. 그리고 방안으로 여인과 함께 들어갔다.


“자네였나. 소식도 없이 왔구먼.”


“기억나시죠? 제가 어릴 적에 어머님께 많은 사랑을 받았었지요.”


“그래, 그때는 자네가 참 어려웠지. 홀아비랑 살면서 말일세.”


“그때 하신 말씀이 기억나십니까?”


“무슨 말을…….”


“따님과 저랑 결혼하면 좋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오호~ 그렇지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는가?”


“그럼요. 오늘 제가 이렇게 찾아온 것은 따님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허허, 우리 형편이 옛날 같지 않네.”


“걱정 마십시오. 제가 의사가 되었습니다. 이걸로 먹고살 수가 있습니다.”


“의사라고? 오~ 훌륭하구먼.”


“허락하시는 거지요?”


“그래, 그래요. 허락하고말고.”


신사는 여인과 함께 여인의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었다. 그런데 첫날밤에 여인이 신사에게 말했다.


“참 죄송해요.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으니 그냥 냉수 한 그릇 떠놓고 첫날밤을 지내시지요.”


그때에 또 소리가 들려왔다.


“뭘 꾸물대나? 소원을 말해봐!”


신사는 아차 하는 생각을 했다. 돌 두꺼비가 말한 것을 알았다. 그리고 여인에게 말했다.


“염려 마시오. 우리의 소원을 말해봅시다. 그럼 이루어질 겁니다.”


신사는 여인에게 이리 와 앉으라면서 가방에서 돌 두꺼비를 꺼냈다. 그리고 돌 두꺼비의 머리를 쓸어주면서 말했다.


“여기 우리의 첫날밤을 위해 멋진 상을 하나 차려주렴.”


그러자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멋진 상이 차려져 있었다. 삶은 닭 한 마리와 여러 반찬들이 놓였고, 동동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어머나, 이게 다 뭐예요?”


신사는 돌 두꺼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지금 신사는 소녀가 아닌 여인과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그때에 소녀가 지금은 여인으로 늙은 어머니와 함께 신사에게는 인연이 된 것이었다. 신사와 여인은 여인의 어머니를 모시고 돌 두꺼비와 함께 큰 대궐 같은 집에서 풍성한 음식들로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살아갔다. 또한 신사는 자신이 배운 의술을 이용해서 마을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며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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