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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자녀야!

[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소라 섬을 산책하고 동굴로 돌아온 소녀는 깜짝 놀라 그대로 멈춰버린 채 있었다. 구름이 나누어지면서 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소녀가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해무리가 마치 눈동자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소녀는 얼떨결에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아니, 넌 지금 날 지켜보고 있어?"


거대한 눈동자가 동굴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소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꼼짝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리얼한 현상이었다. 그때에 소녀는 음성을 들었다.


"사랑하는 자녀야~ 놀라지 마라! 나는 창조 후에 한 번도 내 눈길을 이 세상에서 돌리거나 감은 적이 없다. 빛을 창조한 후 시간과 공간이 드러났을 때도 나는 모든 걸 보았고 알고 있단다... 밝아오는 아침에 너는 나를 기다렸지. 나는 네가 세상에 있기 전부터 너를 알고 있었다."

"아버지~"


소녀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육신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소녀는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확인해 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소녀는 동굴에서 바라본 해가 하늘이 눈동자처럼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 돋았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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