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라의 꿈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포라의 꿈


포라는 엄마와 세 살 된 여동생과 두 살 된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포라가 사는 동네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아오는 보라카이의 바닷가에 판자촌이었다. 아침 일찍 눈이 뜬 포라는 바닷가로 달려갔다. 포라에게 파란 바다는 아빠와 같았다. 멀리 떠나간 아빠를 보고 싶은 포라는 아침 일찍이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나와서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볼 뿐이다. 출렁이는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바라보며 포라는 두 손을 입에 모아 소리쳤다.

“아빠! 아빠도 저 파도처럼 돌아올 거지~”


포라는 모래사장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이리저리 밟아가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어느새 해가 하늘 위로 솟아오르면서 모래사장은 뜨거웠다. 포라는 바닷가 모래사장을 뒤로하고 집을 향해 달려갔다. 오래된 판잣집으로 된 포라의 집은 부엌 달린 방과 작은 방뿐이었다. 엄마는 일어나서는 어린아이들과 따끈한 우유를 먹고 있었다. 포라는 엄마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우유를 한 그릇 받아먹었다.

포라는 엄마와 두 동생을 데리고 바닷가로 나갔다. 바다 위에는 관광객들이 요트를 타고 바다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다른 관광객들은 바닷가 음식점들을 찾아다니고, 해변을 걷는 관광객들로 가득해져 갔다. 포라는 엄마와 두 동생들과 함께 바닷가 조용한 곳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모래성을 쌓기도 하고 모래 담장을 만들기도 하며 놀고 있었다.


“엄마! 우리 멋진 모래성을 쌓자~”


포라는 열심히 모래를 긁어모아 모래성을 높이 쌓기 시작을 했다. 두 살 난 남동생도 누나를 도와준다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래를 집어왔다. 세 살 난 여동생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빈 페트병을 들고 왔다. 여동생은 관광객들이 버린 것을 주어왔던 것이다.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오더니 포라가 쌓은 모래성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포라와 엄마는 웃었다. 남동생은 손으로 무너진 모래성을 흩으려고 했다. 여동생은 멍하니 바라보더니 밀려가는 파도를 따라가서는 빈 페트병에 파도를 담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포라는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달려가 여동생의 페트병을 빼앗아 파도를 담아서는 여동생에게 주었다. 여동생은 언니가 준 페트병을 들고는 병 속에 파도가 출렁이며 무엇인가 떠다니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파도 속에 뭐가 있어?”

“몰라! 물고기는 없어~”


포라도 페트병 속을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모래들과 먼지들이 맴돌고 있었다. 포라는 여동생의 어깨를 잡고는 엄마에게로 왔다. 엄마는 무너진 모래성을 다시 쌓고 있었다. 엄마 옆에서 남동생은 손으로 모래를 밀어주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발견한 한 관광객은 포라의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어느덧 해는 머리 위를 지나 서해 쪽으로 기울어져가고 있었다.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오고 가고 하지만 포라와 엄마와 남동생과 여동생은 모래를 쌓고 파도가 밀고 가면 다시 쌓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점심식사도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가끔 남동생과 여동생은 모래사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돌아오곤 했다. 모래성이 파도에 힘없이 무너져 사라지자 포라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해가 기울려고 하자 하늘은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포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도 여동생과 남동생도 따라 일어섰다. 서해바다에 해가 붉은 노을 속에서 서서히 바다로 숨어 들어가고 있었다. 포라는 두 손으로 입을 모아 큰 소리로 외쳤다.


“아빠~ 내일을 꼭 올 거지?”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관광객들이 돌아다보았다. 포라의 손을 잡아 주는 엄마와 엄마의 손을 잡은 남동생 그리고 빈 페트병을 두 손에 들고 서있는 여동생은 해가 완전히 바닷속으로 사라지자 엄마를 따라 모래사장을 벗어나 해변에 있는 음식점 사이로 걸어가고 있었다. 야외 식탁들에는 관람객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관광객들이 먹은 후 놓고 간 피자 조각, 햄버거 조각, 치킨, 생선, 콜라, 주스 등을 엄마는 하나하나 집어서는 아이들에게 건네주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준 음식물을 하나씩 들고 엄마 뒤를 따라갔다.

포라의 집은 한국의 판자촌 같은 나무로 된 집들이 있는 골목길 끝 쪽에 있었다. 집에 도착한 포라의 엄마는 생선과 치킨을 깨끗이 씻어서는 다 찌그러진 냄비에 담아 물을 붓고는 끓였다. 그리고 피자와 햄버거를 예쁘게 잘라내어 앉은뱅이 식탁 위에 놓았다. 포라도 엄마의 일을 도왔다. 엄마와 포라와 여동생과 남동생을 작은 식탁 둘레에 옹기종기 앉았다. 엄마가 만들어준 생선과 치킨으로 우려낸 생치스프를 포라와 여동생과 남동생 매우 맛이 있었다. 피자와 햄버거 그리고 콜라와 주스도 매우 맛있게 먹었다. 특히 남동생은 콜라를 매우 좋아해 혼자 다 먹었다. 어둡고 좁은 포라의 나무집에는 부엌 달린 방과 작은 방이 있었다. 남동생과 엄마는 부엌 달린 방에서 자고 포라는 여동생과 함께 작은 방에서 잤다. 포라는 여동생이 잠든 것을 보고는 팔베개한 채로 누워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아빠, 언제 와! 벌써 일 년 반이 지났어. 매일 밤 아빠 꿈을 꿔~ 예쁜 옷이랑 선물을 가득 안고 오시는 아빠를 꿈꿔~”

포라는 미소진 채로 사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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