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rustwons Mar 21. 2022
가뭄이 들어 논밭에 물이 말라갔다. 그러자 논개구리들은 저수지로 몰려왔다. 작은 저수지에서 더위를 식히며 물놀이하고 놀던 논개구리들은 수 백 마리 정도였다. 갯벌에서 미끄럼을 타기도 하고, 나무가지에 매달리다 물속으로 다이빙하며, 물장구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그때 하늘에는 시커멓게 먹구름이 몰려와 사정없이 물을 붓다시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논개구리들은 가뭄에 비가 내리니 너무나 신나서 모두들 저수지로 나와 비를 맞으며 첨벙첨벙 물장구치며 놀았다. 저수지는 금방 물이 불어나서 바다처럼 큰 저수지가 되어버렸다. 논개구리들은 지쳤는지 하나 둘 저수지에서 나와 숲 속으로 피신을 했다.
그토록 억수같이 퍼붓던 비가 그치고 해가 쨍하고 떴다. 논개구리들을 너무나 좋아서 숲 속에서 저수지로 쏟아져 나왔다.
" 애들아! 하늘을 봐~ 호수가 하늘에 있는 거 같아!"
" 그래, 여기 저수지는 흙탕물이야~"
" 애들아~ 저기 봐! 뭐지?"
커다란 통나무 하나가 저수지 물 위에 떠있었다.
"악어 아냐?"
"하마 아냐?"
용감한 논개구리 한 마리가 통나무로 가까이 갔다. 그리고 통나무 주변을 헤엄치며 살폈다. 그리고는 껑충 뛰어서 통나무 위로 올라갔다.
"애들아! 별거않이야~ 하나도 무섭지 않아!"
그러자 하나 둘 논개구리들이 몰려와서는 통나무 위로 껑충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는 통나무를 빙빙 돌리고, 물속으로 다이빙도 하며 신나게 놀았다.
"애들아! 이분은 점잖고 착하시다. 우리랑 잘 놀아줘~"
" 맞아! 우리의 임금으로 모시자~"
" 그래, 그래."
논개구리들은 대환영을 하며 응장한 축제를 열었다. 풀잎으로 월계관을 만들어서 통나무 위에 얹어주었다. 그리고 개골개골 합창으로 노래했다.
그렇게 신나게 통나무 임금과 함께 하루 이틀 논개구리는 즐겁게 놀았다. 그런데 한 명 두 명 논개구리는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뭐, 이래~ 임금이 너무 순해 빠졌어! 재미가 없잖아~"
논개구리들은 점점 통나무 임금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논개구리들이 통나무를 임금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통나무는 바람에 밀려서는 저수지 한 구석으로 가버렸다. 논개구리들은 강하고 위엄 있는 임금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우리는 새 임금이 필요해!"
" 강하고 위엄 있는 임금님이 필요해!"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구렁이 한 마리가 논개구리의 소리를 들었다. 구렁이는 슬금슬금 저수지 주변을 맴돌면서 논개구리들에게 속삭였다.
"너희들 새 임금이 필요하지? 난 논두렁이란다. 난 너희들을 지켜주고 즐겁게 놀아줄 수 있지."
논개구리들은 논두렁이에게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논두렁이가 시키는 데로 외치기 시작했다.
"우리의 새 임금님은 논두렁!"
"강하고 위품 있는 임금님은 논두렁!"
논개구리들은 구렁이를 새 임금으로 모시게 되었다.
"만만세 논두렁! 위대하신 논두렁! 우리 임금님 만세!"
구렁이는 물 위를 헤엄치며 논개구리들과 물장구치며, 숨바꼭질도 하고, 미끄럼 놀이도 해주며 논개구리의 놀이를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논개구리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실종된 것이다. 다음 날에도 한 마리가 실종됐다. 그러자 나이 많은 논개구리가 논두렁 임금에게 찾아와 논개구리가 실종되고 있으니 잘 지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논두렁 임금은 모든 논개구리들을 불러 모이게 했다. 그리고 논개구리의 안전을 위해 몇 가지 규칙을 지시했다.
"여러분! 염려하지 마시오. 내가 철저하게 지켜주겠소. 그 대신 내가 여러분들을 다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시오!"
" 임금님,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 이렇게 하시오. 내가 저수지 주변을 순찰하며 지킬 것이오. 그 대신 해가 지는 때에는 여러분들이 저수지 둘레를 일렬로 행군을 하시오."
"좋소! 좋소!"
논개구리들은 낮에는 신나게 저수지 물속에서 놀았다. 그리고 해가 지기 시작할 때에 일렬로 행군을 했다. 하루 이틀 그렇게 행군을 했다. 그런데도 논개구리가 한 마리씩 실종이 되었다. 나이 많은 논개구리가 논두렁 임금님께 찾아와 강력히 부탁을 했다. 그러자 논두렁 임금님은 다음과 같이 지시를 했다.
"여러분, 걱정이 많이 되시죠? 내가 아직 여러분들을 다 파악하지 못한 탓이요. 그러니 행군할 때에는 간격을 열 보씩 띄어서 행군을 하시오. 그럼 내가 여러분을 잘 파악할 수 있겠소."
논개구리들은 논두렁 임금님의 지시에 따라 간격을 열 보씩 띄어 행군을 했다. 그런데 논개구리들이 계속 실종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간격을 이십보씩 띄어서 행군을 하라 했다. 그런데도 실종 논개구리는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간격을 삼십보씩 띄어 행군을 했다. 그래도 실종 논개구리는 더 많아지고 있었다. 그러면 간격을 사십보씩 띄어서 행군하라 했다. 논개구리가 네 마리씩 실종되어 갔다. 그러면 오십보씩 간격을 띄어 행군을 했다. 또 다섯 마리씩 실종되었다. 그러면 육십보.. 칠십보.. 행군했다. 실종 수도 여섯.. 일곱. 여덟.. 결국에는 모든 논개구리를 논두렁 인금인 구렁이의 밥이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