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책이 엄청 많아!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6. 책이 엄청 많아!


우리 집엔 책이 없었다. 우리 가족에게 책이란, 빌려 읽고 돌려주는 것이었다. 나이가 좀 더 들었을 때 나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룻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책장에 상상 이상으로 풍부한 신비의 세계가 빼곡히 들어찬 집이 있다는 것, 그런 집에서 자란 친구들이 존재한다는 놀라운 사실, 나는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집에 있는 책을 보면 그 책의 주인에 대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책을 해지도록 여러 번 읽었는지, 또 어떤 책은 건드리지도 않았는지를 보면 그의 내면세계와 포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책들을 소장하고 있는 '집'이라는 개념에 나는 압도되었다. '책이 엄청 많아!' 이런 집에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덮치는 아찔한 열망에 순간 흠칫 놀라 나는 중얼거렸다.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석지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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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디어 시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집에 빼곡히 쌓인 서재, 벽을 둘러싼 책들을 상상하기보다는 불편해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케케묵은 재미없는 책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자책을 선호하거나 영상이 담긴 이야기를 즐긴다. 하지만 불과 삼사십 년 전만 해도 책은 멋이었고, 교양이었다.

집에 책장 가득히 책들을 소장하고는 부자 된 기분을 느끼고 행복해했었다. 그리고 나들이 갈 때에는 손에 책을 하나 들고 가야만 교양 있어 보인다는 심정에 안심을 하고 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서재에 책이 가득함을 보고는 기죽어 친구가 부러웠던 적도 있었다. 책을 소장한 것만으로도 교양이 있어 보인다는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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