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이의 쉰밥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훈이의 쉰밥


훈이는 누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는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가셨다. 훈이가 사는 집은 두 집이 붙어 있는 집이었다. 옆 집에는 이모네가 살고 있었다. 훈이와 누나는 서울에 가신 부모로부터 생활비를 보내져야 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매달 보내온 생활비는 늘 부족하였다. 어떤 날에는 생활비가 오지 않아 밥을 굶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옆집에 사는 이모네는 옹기종기 모여 저녁을 맛있게 먹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하지만 훈이는 너무나 배가 고파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천장만 바라보고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 훈이는 얼마나 배가 고픈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옆집에 사는 이모네에서는 한 번도 저녁식사에 배고픈 조카인 훈이를 부르지 않았다.

훈이의 누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훈이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한창 성장해야 할 훈이는 영양부족으로 성장이 멈춰버리고 말았다. 학교에서 점심시간이 되면 훈이는 교실에서 식사를 하는 친구의 눈치를 피해서 조용히 교실 밖으로 나와 수돗가로 와서 물로 배를 채웠다. 얼마나 물을 먹었는지 훈이가 걸을 때마다 뱃속에서는 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훈이는 가만가만 걸었다. 혹시 친구들이 듣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훈이가 가만히 걸으며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저녁때에 이모가 훈이를 불렀다.


"훈아~ 배고프지? 여기 밥 한 그릇 있다. 가져가라!"


훈이는 놀랍고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훈이는 이모가 준 밥을 가지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 있던 누나도 기뻐했다. 훈이는 누나와 반찬도 없이 밥만 간장으로 먹으려고 했다. 누나가 밥 뚜껑을 열자 쉰내가 진동을 했다. 훈이와 누나는 실망을 했다. 그래도 아까웠다. 물에 쉰밥을 씻고 또 씻고 해서 쉰내가 나지 않을 때까지 씻었다. 밥알이 퉁퉁 불었다. 하지만 먹을만하였다. 훈이와 누나는 눈물을 반찬 삼아 물밥을 먹었다. 그리고 냉방인 방안에 이불을 깔고 옷을 입은 채로 자리에 누었다. 훈이와 누나는 아무 말 없이 천장만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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