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소녀와 친구들은 아침 해를 바라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소녀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하니 아직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할머니와 권사님들은 부엌에서 바쁘게 식사 준비를 하고 계셨다. 집안 청소를 하고 있던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소녀들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때에 소피아의 어머니가 말했다.
“오늘은 웬일로 일찍들 왔네!”
그러자 앞서 들어오는 소피아가 대답을 했다.
“오늘 우리는 해 뜨는 모습을 보았어요. 너무 아름다웠어요. 못 보셨죠? 햇무리를 보여주었어요.”
“햇무리?”
엘리자는 마루 끝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이어서 엠마도 노라도 신바람 나서 말했다. 소녀는 조용히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엘리자에게로 다가갔다. 소녀는 엘리자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친구들이 밤샘을 하고 나서 일찍이 해변으로 와서 해를 보았어요.”
“너는 늘 보는 거였겠구나!”
“네!”
그리고 소녀는 엘리자에게 기대었다. 엘리자도 소녀를 품고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소피아는 자기의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노라와 엠마는 마당을 한 바퀴를 둘러보더니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부엌 안을 기웃거렸다. 그러자 할머니가 손짓을 하며 들어오라고 했다. 노라와 엠마는 부엌 안으로 들어갔다. 할머니는 노라와 엠마에게 누룽지를 떼어 주었다. 할머니는 먹어보라고 손짓을 했다. 노라와 엠마는 누룽지를 먹어보고는 눈이 댕그라니 커지며 맛있다고 엄지 척을 보였다. 그러자 할머니는 누룽지를 더 주었다. 노라와 엠마는 누룽지를 들고 소피아에게로 갔다. 그리고 엠마는 소피아에게 누룽지를 먹어보라고 내밀었다. 소피아도 소피아의 어머니도 엠마와 노라가 준 누룽지를 먹었다. 그리고 맛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에 권사님이 밥상을 들고 마루 쪽으로 왔다. 그리고 마루 위에 두 개의 상으로 요리한 음식들을 펼쳐놓았다. 소녀들은 식사를 할 때마다 놀라며 좋아했다. 오늘은 특히 소녀들의 입맛이 솟는다. 종일 밤을 새웠으니 배가 몹시 고팠을 것이다. 소녀들은 허겁지겁 음식을 먹느라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을 새가 없었다. 이런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할머니와 권사님들과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는 멍하니 소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들아, 천천히 먹어라. 얹힐라~”
한 분의 권사님이 염려스러워 말했다. 그러자 소녀는 할머니의 손짓을 보고 눈치를 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영어로 말했다.
“천천히 먹자~ 어른들께서 놀라시잖니!”
그때서야 노라도 엠마도 소피아도 동작이 멈췄다. 소녀들은 잠시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는 소녀들은 웃으면서 말했다.
“죄송해요. 너무너무 맛있어서요. 이제 드세요.”
그러자 엘리자도 소피아의 어머니도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했다. 할머니도 권사님들도 웃으시며 식사하는 소녀들을 바라보셨다. 식사를 마친 후에 소녀들은 크게 인사를 하고는 쪼르르 등대의 집으로 갔다. 제일 먼저 올라온 노라가 침대에 벌렁 눕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와~ 오늘은 너무 행복하다! 해도 보고 신나게 식사도 하고 말이야. ”
“난 너무 졸려~ 벌칙 아니지?”
엠마가 하품을 크게 하고는 스르르 침대에 눕더니만 잠이 들었다. 그러자 소피아도 노라도 따라 하품을 했다. 소녀는 침대에 앉아 있는 채로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소피아도 노라도 사르르 잠이 들었다. 소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친구들을 이불로 덮어주고는 창가로 갔다. 소녀는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달이 아직 하늘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녀는 달을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미안해~ 너를 잊었었구나. 그래도 잠든 친구들을 보살펴주렴. 우린 이제 밤이 된 셈이야.”
달은 사르르 창가로 다가와 소녀에게 속삭였다.
“그래, 너도 눈 좀 붙여라. 내가 자장가를 불러주마~”
그리고 달은 창에서 멀어져 가서는 구름 속에 자취를 숨겼다. 소녀도 침대로 와 누우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때에 소녀들의 꿈속에 달이 나타나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었다.
‘천지를 지으신 이를 노래하자. 아침 해가 떠오를 때에 인자하심을 나타내시고 밤마다 달빛으로 살피시는 이를 위해 노래하자. 어두움 속에서 잠이든 사랑하는 소녀야, 평안하여라! 평안하여라!’
해는 중천에 떠 있는데 소녀들은 등대의 집에서 평안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때에 자매 섬에서 섬 목사님과 교회 중등부 친구들이 최 집사님의 배를 타고 소라 섬으로 왔다. 소라 섬 부두에 할머니와 권사님들과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가 마중을 나왔다. 이십여 명의 교회의 중등부 친구들이 소라 섬의 축제를 위해 준비물들을 잔뜩 가져왔다. 그리고 부두에서부터 집과 해변에 이르도록 멋진 장식들을 설치하고 있었다. 그때에 교회의 중등부 부회장이 권사님께 물었다.
“금소라와 친구들은 어디에 있어요?”
“아마, 등대의 집에 있는 듯하구나. 아침 식사를 하고는 보이지 않는단다.”
“그럼 잘됐네요.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우리끼리 축제 준비를 해 놓아야겠어요.”
교회 중등부 회장과 부회장은 친구들과 함께 소라 섬 축제를 위한 장식들을 설치하기에 바빴다. 중등부의 한 팀은 해변에서 축제 준비를 하고 있고, 다른 팀은 집 앞마당에 축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또 한 팀은 부두 주변에 축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회 중등부 친구들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동안에도 등대의 집에는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정신없이 잠을 자고 있었다.
소라 섬 축제의 준비가 완성되자 회장과 부회장은 다음 일을 위해 계획한 대로 진행을 했다. 먼저 부회장은 여자 친구들을 네 그룹으로 짜고는 등대의 집안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그리고 자고 있는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에게 띠를 가지고 눈을 가리고는 강제로 일으켜 내려오고 있었다. 당황한 소녀와 친구들은 몸부림을 쳤으나 어쩔 수 없이 끌려서 내려왔다. 해변에 가까이 이르자 꽹과리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소녀와 친구들은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 해변에 이르자 부회장은 지시를 했다. 그러자 소녀와 친구들의 얼굴을 가렸던 띠를 풀어주었다.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을 보고 놀랐다. 해변에는 알록달록한 장식들로 치장되어 있으며 소녀의 또래들이 많이 있는 것이었다. 엠마와 소피아는 소녀에게로 바싹 붙어서 있었다. 노라는 긴장된 상태로 주변을 살폈다.
그때에 회장이 나서서 지시를 했다. 소녀와 친구들이 서 있는 곳은 높은 대나무 장대에 큰 바구니가 매달려 있었다. 부회장이 소녀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소녀는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에게 영어로 설명을 했다. 그리고는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소녀와 친구들은 부회장이 준 오재미를 손에 들고 던져서 대나무 장대 위에 있는 큰 바구니를 터트려했다. 엠마는 오재미들 힘껏 던졌으나 빗나갔다. 소피아는 오재미를 던졌으나 바구니가 터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노라가 오재미를 힘껏 던졌다. 그러자 바구니가 터지면서 알록달록한 색종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커다란 리본이 밑으로 펼쳐졌다. 그 리본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소라 섬에 온 것을 환영한다.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 그리고 소라!’
「Welcome to Sora Island. Emma, Nora, Sophia, and Sora!」
교회 중등부 친구들이 환호성을 쳤다. 그러자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도 손을 흔들며 기뻐했다. 그러자 회장이 중등부 친구들을 모이게 하고는 서튼 영어로 간단하게 축제의 개회사를 낭독했다. 그리고는 친구들을 소개했다. 소녀는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를 데리고 부회장을 따라가면서 중등부 친구들을 한 명씩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음 코스로 이동을 했다. 이번에는 돌차기 놀이였다. 사각으로 그려진 칸에 돌을 던져서 넣고는 한 발로 징검다리 건너가듯이 껑충 뛰어 다음 사각 칸으로 돌을 이동하여 하늘까지 가져가서 손에 넣어야 한다. 실수하면 다시 하게 했다. 소녀의 친구들은 재밌어했다. 노라는 재주껏 잘해서 단번에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다. 엠마도 겨우 해 냈다. 소피아는 여러 번 해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다. 곧 소녀도 뒤따랐다. 이번에는 자치기 놀이었다. 자치기가 끝난 후에는 간식 먹기 놀이었다. 오재미를 던져서 음식 그림이 있는 표지판을 맞춰서 넘어뜨리면 그 음식을 먹는 게임이었다. 엠마는 떡볶이를 맞췄다. 노라는 어묵을 맞췄다. 그리고 소피아와 소녀는 잔치국수를 맞췄다. 그리고 중등부 친구들도 다양한 음식들을 맞춰서 맛있게들 먹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의 4조로 여섯 명씩 팀원을 짜서 공기놀이를 했다. 그렇게 여기저기 모여 앉아서 소녀의 팀과 엠마의 팀이 붙었다. 그리고 노라의 팀과 소피아의 팀이 붙었다. 그렇게 리그전으로 게임을 했다. 이어서 돌로 비석 치기, 투호 던지기 놀이, 고무줄 뛰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구슬치기, 줄넘기, 두꺼비집 짓기, 줄다리기, 강강술래, 연날리기, 등등 다양한 한국 놀이들을 교회 중등부에서는 준비했다.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끝으로 강강술래에서 흥겹게 놀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닥불을 피어놓고 둘러앉아 돌아가며 노래 부르기를 했다. 엠마는 '켄터키 옛집'(My old kentucky home)을 불렀다. 노라는 노르웨이의 민요로 '당신의 소중한 사람'(Jeg ser deg sote lam)을 불렀다. 그리고 소피아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민요인 '왈칭 마틸다'(Waltzing Matilda)를 불렀다. 소녀는 ‘등대지기’를 불렀다.
교회의 중등부 친구들은 매우 즐거워하며 크게 박수로 환영해 주었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소라 섬 해변에서 모닥불을 피어놓고 둥글게 둘러앉아 회장이 기타 반주를 해주면서 친구들은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하늘에는 서서히 어둠이 짙어지면서 별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달은 일찍이 나와서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교회의 중등부에서 마련해준 소라 섬의 축제에 너무나 흥겹고 즐거웠다. 그리고 할머니와 권사님들과 그리고 엘리자와 소피아의 어머니도 저녁 만찬을 준비하는데 한창이었다. 아름다운 달빛 아래 그리고 태양광 가로등 빛으로 가득 찬 집 마당에는 거대한 테이블에 오만가지 음식들로 가득했다. 섬 목사님의 식사기도로 모두들 즐거운 저녁 만찬을 하였다. 만찬이 끝나고 교회의 중등부 친구들과 섬 목사님은 자매 섬으로 돌아가고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등대의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밤이 마지막 밤이 된다. 소녀와 엠마와 노라와 소피아는 오늘의 축제를 잊지 못할 거라고 서로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뭔가 아쉬운 듯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에 엠마가 말했다.
“우리 잊은 거 없니? 오늘이 마지막 밤이잖아~”
“가만, 우리 선물교환을 했니?”
소피아가 놀란 표정을 하면서 말했다. 그때서야 노라도 엠마도 놀라며 각자 자기의 짐을 뒤졌다. 소녀도 침대 곁에 잘 보관해 놓은 선물을 찾아 가져왔다. 그리고 모두 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웃긴다. 우리가 어찌 잊을 수가 있니?”
그리고 소피아가 친구들을 들러보면서 말했다.
“우리 너무 정신없이 지냈어! 그렇잖니?”
그리고는 서로 가져온 선물을 모았다. 이제 제비뽑기로 선물을 택하기로 했다. 만일 자신의 선물이면 다시 뽑는 걸로 했다. 제일 먼저 소녀가 제비를 뽑았다. 소녀는 노라의 선물을 뽑았다. 그리고 노라는 엠마의 선물을 뽑았다. 다음은 엠마가 소피아의 선물을 뽑았다. 마지막 남은 선물인 소녀의 선물은 소피아가 가져갔다. 노라가 준비한 선물은 노르웨이 캣 바디필로우 인형이었다. 소피아가 준비한 선물은 아기주머니 있는 캥거루 인형이었다. 엠마가 준비한 선물은 시카고 타자기 그 치몽 인형이었다. 소녀가 준비한 선물은 소라 악기였다. 모두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