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생각을 담다]
이 세계의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사랑의 공간이라는데 있다. 어린 조카도 도지사 되기를 축원하던 외심촌 할아버지, 색종이를 주면서 눈물을 씻어주던 유치원 선생님, 가난한 시골 한약방 주인 - 이런 사람들이 이 조그만 사랑의 세계의 주민들이지만, 물론 으뜸가는 주인공은 선생의 어머니이시다. 그 ㅍ사랑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아들을 뛰는 가슴과 떠는 팔로 껴안는 어머니의 애절한 아낌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또 어머니는 보다 넓은 연상과 교육적 깨우침 속에 회상되기도 한다. 이 회상에서 어머니는 직접적인 아낌과 근접함보다도 아들도 모르게 마련되는 아낌과 허용의 공간을 생각된다.
<수필 / 피천득 지음 / 범우사>
책장 깊숙이 묻혀 있던 아주 오래전에 학창 시절에 그렇게나마 존경하던 피천득 선생님의 책을 발견하고는 다시 읽어보았었다. 오늘날에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분이신데, 이렇게 묻혀있는 그분의 수필을 다시 읽어보는 만으로도 가슴이 떨렸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재물도, 지식도, 명예도 잃는다 해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역시 사랑인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사랑이 무엇인지 확실히 아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모든 사랑의 공간에서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연인의 사랑이든, 친구의 우정이든 어머니의 사랑에 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부모의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과 동일시할 정도로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의 공간은 끝없이 클 뿐만 아니라 한없이 베풀어주는 아낌과 허용의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부모의 사랑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베푼 복의 창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에서는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땅에서 장수하고 복을 누릴 것이다(신명기 5장 16절)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이 세대가 악하므로 부모를 경시하고 타락한 삶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제는 부모의 사랑의 공간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좁게 느껴지고 말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여서도 부모의 사랑의 공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어머니의 사랑의 공간은 여전히 넓고 깊음을 늙은 나이가 되어도 깨닫게 되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어머니의 그리움이 사람의 마음에서 움트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